정부가 인공지능(AI)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가치 공공데이터를 대대적으로 개방한다.
행정안전부는 민간 수요가 높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AI·고가치 공공데이터 TOP 100' 중 올해 개방할 25개 데이터의 세부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개방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데이터는 지난해 8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방문 조사와 대국민 온라인 수요 조사를 통해 발굴된 총 3,280여 개 후보 과제 중 경제적 파급효과, 국정과제 연계성, AI 친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외부 전문가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행안부는 2028년까지 총 100여 개의 고가치 데이터를 개방할 계획이다. 지난 2025년 10개 데이터를 개방한 데 이어 올해 25개, 2027년 30개, 2028년 35개를 매년 단계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올해 확정된 25개 데이터는 오는 12월까지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을 통해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앞서 행안부는 건물 화재 대응시설, 교통카드 이용 내역 합성데이터, 중앙행정기관 법령해석 및 특별행정심판 재결례 등을 개방해 숙박, 교통,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서비스 창출을 지원한 바 있다. 특히 개인 정보가 포함된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안전하게 가공해 개방하고, 중앙 행정기관의 질의·응답 사례를 구조화해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게 한 점은 우수한 사례로 꼽힌다.
2025년 개방 데이터의 주요 활용 사례를 보면, 소방청이 개방한 특정 소방대상물 소방시설정보를 활용해 숙박시설 이용자에게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설치 여부를 안내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또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개방한 교통카드 이용내역 합성데이터는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서비스 운영 효과 분석 등에 활용됐다. 법제처가 개방한 중앙행정기관 법령해석 사례와 특별행정심판 재결례는 리걸테크 기업이 법률 AI 학습 및 답변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 개방되는 데이터는 민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직결되는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먼저 '신산업 분야'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재생에너지 기술잠재량 데이터'가 눈에 띈다. 태양광, 풍력, 수력, 해양, 바이오매스, 폐기물, 지열 등 7종의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발전할 수 있는 잠재량을 위경도, 행정구역 등 위치 기준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의 사업성 분석과 투자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K-문화 분야에서는 한국문화정보원이 제공하는 '문화 분야 AI 학습데이터'가 개방된다. 전통 건축물 단청 문양의 3D 모형화 및 2D 이미지 데이터와 함께 AI 학습을 위한 유물의 시대 부호, 상징 의미, 부가 설명 등의 데이터를 포함한다. 고증이 완료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생성형 AI가 우리 문화를 왜곡하는 사례를 방지하고, 게임이나 관광 콘텐츠 개발 등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국토안전관리원의 '특수교량 안전 점검 및 관리 데이터'를 개방한다. 현수교, 사장교 등 특수 교량의 손상 영상과 손상 유형·원인·보수 방안 데이터, 교량을 통과하는 차량의 일시·위치 등 탐지 데이터를 공유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탐지하고 유지관리 판단을 효율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사회적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AI 학습 분야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농촌진흥청의 데이터가 포함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서 AI 학습데이터'는 공정거래법 등 위반 사건에 대한 위원회의 의결 사항을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자료다. 의결 요약, 사실관계, 판단 내용, 관계 법령 등으로 세밀하게 구분해 구조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고품질 데이터가 개방되면 기업이 영업 활동이나 계약 체결 시 위험 요소를 자동으로 검토하는 신규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일반 국민과 소상공인들이 복잡한 불공정거래 여부를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등 다방면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농촌진흥청의 '농작물 병해충 진단 데이터'는 농작물에 발생하는 병해 증상과 해충의 성충·유충 형태 이미지 등 상세한 설명 데이터를 결합해 제공한다. 이번 데이터 개방을 통해 병해충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서비스가 출시되면 농가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AI 진단 결과에 따른 적기 방제가 가능해짐에 따라 약제 오남용을 방지하는 등 친환경 농업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개방 데이터 중에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합성데이터 형태로 가공된 사례도 포함된다. 가족·청소년 분야 전화·상담 데이터와 운수종사자 자격관리 데이터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원본의 특성과 분포를 복제한 모의데이터로 변환해 안전성과 활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 침해 위험 없이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 윤호중 장관은 "AI 기업이 요구하는 데이터를 신속하게 개방해 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글로벌 AI 3대 강국 구현을 지원하겠다"라며 "추가적인 수요 조사로 학습용 데이터 개방을 강화하고, AI 친화적 공공데이터 관리 체계로 전환해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공공데이터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개방되는 25개 과제는 신산업, K-문화, 재난·안전, AI 학습 등 4대 분야 외에도 국토·교통, 지역 균형, 기타 분야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주요 과제로는 ▲AI 기반 성평등·가족·청소년 상담 데이터 ▲법률 판례 및 질의응답 데이터 ▲재생에너지 기술잠재량 ▲에너지 운전 데이터 ▲스마트그리드 데이터 ▲도시지역 환경정보 ▲산림유량 관측 데이터 ▲화학물질 안전정보 ▲특수교량 안전점검 데이터 ▲전기안전 점검 데이터 ▲한의약 및 고문헌 데이터 ▲농작물 병해충 진단 데이터 ▲문화 분야 AI 학습데이터 ▲국악 디지털 음원 및 이미지 ▲전국 관광 이미지·동영상 ▲다국어 관광 정보 학습 데이터 ▲지하철 혼잡도 및 안전시설 데이터 ▲이륜차 공공데이터 ▲운수종사자 관리 데이터 ▲공항 출국장 혼잡도 데이터 ▲지역화폐 통합데이터 ▲국내외 정책정보 종합데이터 ▲독립운동 관계 자료 ▲교육청 및 학교 학사정보 등이 포함된다.
이번 데이터 개방으로 AI 기업들은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해 더욱 정교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028년까지 총 100개 과제를 완료해 공공데이터 기반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AI 강국 도약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