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4,000개가 넘는 폐교가 새로운 활력을 찾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와 교육부는 폐교를 지역의 교육·문화·산업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방정부-교육청 공동협력사업' 공모를 처음으로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지난해 10월 두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폐교 활용 활성화 계획'의 후속 조치다.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폐교가 지역 소멸의 상징이 아닌 새로운 발전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5년간 폐교 증가 추세는 가파르다. 2021년 24개에 불과하던 폐교는 2025년 49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폐교는 총 4,008개이며, 이 가운데 65.9%인 2,640개가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남(854개), 경북(732개), 경남(587개), 강원(489개) 등 지방에 폐교가 집중돼 지역 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정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협력해 폐교를 새롭게 단장하는 우수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업 신청은 7월 말까지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제출해야 하며, 두 기관은 함께 활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공모는 부처별로 역할을 분담해 효율성을 높였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정부 소유 폐교를 대상으로 저출산·고령화 대응과 지방소멸 대응 분야를 맡는다. 교육부는 교육청 소유 폐교를 대상으로 교육·돌봄, 체육·문화, 지역산업 연계 분야를 전담한다.
구체적인 협력 사례를 보면 행정안전부 분야에서는 지방정부가 돌봄통합지원센터를 짓고 교육청이 방과후센터를 운영하는 모델, 지방정부가 한달살기 지원센터를 만들고 교육청이 공유학교를 열어 생활인구를 유입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교육부 분야에서는 교육청이 생태교육 체험장을 조성하고 지방정부가 주말농장을 운영하거나, 교육청이 학생 체육관을 짓고 지방정부가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방식 등이 예시로 소개됐다.
정부는 선정된 사업에 총 120억 원 규모를 지원한다. 재원은 행정안전부의 특별교부세와 교육부의 특별교부금으로 마련되며, 6개 내외 사업이 선정될 예정이다. 지원금은 시설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업 컨설팅과 홍보도 함께 뒷받침된다.
그동안 지방정부와 교육청은 폐교를 활용하려면 자체 재원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정부 지원 덕분에 재정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또 이번 공모에서 발굴된 우수 사례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계획이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선정 절차는 엄격하게 진행된다. 행정안전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1차 서면심사와 2차 대면심사를 거친다. 평가 기준은 사업의 필요성과 이행가능성, 확장성 등이며, 최종 결과는 10월 말 발표된다.
교육부 최은옥 차관은 “부처 간 공동 대응체계를 기반으로 폐교가 지역의 새로운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며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폐교 활용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김민재 차관은 “이번 공모는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협력을 통해 폐교를 지역 발전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선정된 사례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모가 저출산·고령화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교가 단순히 빈 학교로 남지 않고, 지역 주민과 학생이 함께 누리는 문화·복지·일자리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