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실버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흐름을 악용해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제품에 지식재산권을 허위로 표시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식재산처는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25일까지 약 5주간 11번가, G마켓,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옥션, 쿠팡, SSG, 롯데온 등 7대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고령친화제품 게시글 약 1만 건을 집중 조사했다. 조사 대상 제품은 생활편의용품, 건강관리용품, 이동보조용품, 디지털케어용품, 안전예방용품 등 5개 유형이었다.
조사 결과 총 15개 제품에서 341건의 지식재산권 허위표시가 적발됐다. 권리 유형별로는 특허권 허위표시가 274건(80.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디자인권 66건(19.4%), 상표권 1건(0.3%)이 뒤를 이었다. 실용신안 허위표시는 없었다.
위반 유형을 살펴보면, 이미 특허가 소멸됐음에도 권리번호를 그대로 표시한 경우가 185건(54.3%)으로 가장 많았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권리번호를 표시하거나 제품에 적용되지 않는 번호를 사용한 사례도 93건(27.3%)에 달했다. 디자인을 특허로 잘못 표기하는 등 지식재산권 명칭 자체를 틀리게 쓴 경우도 63건(18.5%) 확인됐다.
제품 유형별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생활편의용품이 170건(49.9%)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건강관리용품이 114건(33.4%), 이동보조용품 49건(14.4%), 디지털케어용품 6건(1.8%), 안전예방용품 2건(0.6%) 순이었다. 생활편의와 건강관리 분야를 합하면 전체 위반의 83.3%로, 일상 밀착형 제품에서 허위표시가 집중된 점이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적발 사례는 ‘어르신 간식 특허받은 누룽지’였다. 이 제품은 5개 온라인 쇼핑몰에서 총 93건의 허위표시가 적발됐다. 문제는 이미 소멸된 특허권임에도 ‘특허받은’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어르신’이라는 대상까지 명시해 마치 정부가 공인한 고령자 전용 제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대형 확대경 비구면 다초점렌즈(6개 마켓, 61건, 소멸된 권리 표시), 발 찜질팩(6개 마켓, 56건, 존재하지 않는 번호 표시), 휠체어 바퀴 덮개(3개 마켓, 32건, 디자인을 특허로 표시), 팥 찜질팩(4개 마켓, 30건, 존재하지 않는 번호 표시) 등이 주요 적발 품목으로 꼽혔다.
지식재산권 허위표시는 단순한 과장 광고를 넘어 법적 처벌 대상이다. 특허법,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위법 행위다. 지식재산처는 적발된 341건에 대해 각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에게 위법 사실을 통보하고 시정을 요청했다. 그 결과 게시물 수정 197건(57.8%), 게시물 삭제 124건(36.4%), 판매 중단 20건(5.9%) 등 전량 시정이 완료됐다.
지식재산처는 이번 조사에 그치지 않고 향후 반복 위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누리소통망(SNS) 등을 통해 올바른 지식재산권 표시 방법을 안내하고,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 대상 지침 안내문 배포와 예방 교육도 병행해 건전한 거래 질서를 확립할 방침이다.
지식재산처 김용훈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특허라는 두 글자가 어르신들께는 믿을 만한 제품이라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며 “존재하지 않는 특허번호를 사용하거나 디자인을 특허로 표기하는 행위는 소비자에게 오인과 혼동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지식재산권 허위표시에 대한 실태조사와 관리를 강화해 정확한 권리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