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해 지난 1년간 벌인 범부처 총력 대응의 주요 성과가 공개됐다.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26일 발표를 통해 국제우편 마약 차단을 위한 '2차 저지선' 운영, 치료·재활 인프라 확충 등 전방위적인 노력의 결과를 상세히 전했다.
공급망 차단 장벽을 높이고 밀반입 경로별 단속을 강화한 결과, 지난 25년 한 해 동안 마약류 사범 23,403명이 검거됐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0개월간(25년 6월~26년 4월) 온라인 마약사범 검거와 국경단계 마약류 적발 실적은 역대 같은 기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마약사범은 5,386명, 국경단계 마약류 적발량은 3,233kg에 달했다.
수사·단속 분야에서는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린 합동 특별단속이 주효했다. 대검찰청은 공급·유통·소비 전 과정을 집중 단속하고, 해외 주요 마약 발송국에 수사관을 파견하는 '원점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을 운영했다. 검찰 직접 수사로 765명을 입건(217명 구속)하고, 1,042kg의 마약류를 압수했으며, 해외 도피 마약사범 7명을 강제송환했다.
경찰청은 '온라인 마약수사 전담팀'을 운영해 해외 유입 신종마약, 유흥가, 의료용 마약류를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펼쳐 12,774명을 검거했다. 관세청은 같은 기간 국경단계에서 1,181건, 3,233kg의 마약류를 적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건수는 22%, 중량은 307% 증가한 수치다. 해양경찰청은 수중드론을 활용한 선저 검사 등 해양 종사자 대상 단속으로 129명을 검거하고, 대마 7,242g을 압수했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단속도 강화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ADHD 치료제와 프로포폴 오남용, 사망자·타인명의 도용 등을 점검해 86개 의료기관 중 44건(51.2%)을 적발했다. 이중 33건은 수사 의뢰하고, 29개소는 행정처분 의뢰했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필리핀에서 대규모 마약을 유입시킨 핵심 총책 박왕열을 국내 송환(임시인도)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월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인도를 요청한 이후 약 1개월 만의 성과다. 이후에도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추가 공범 추적과 은닉 범죄 수익 환수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박왕열에게 마약을 대량 공급한 해외 공급책 최병민을 태국 당국과의 공조로 검거해 송환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6개월 만에 조직 범죄집단 8개 세력 등 235명을 입건하고, 핵심 인물 109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올렸다. 각 기관별로 산재했던 마약 범죄 정보를 통합 관리·분석하는 단일 데이터베이스(DB)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특히 태국발 선박으로 대마 약 636kg을 밀수한 재일교포 야쿠자 출신 밀수 사범을 구속 기소했는데, 이는 시가 954억 원 상당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식약처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1,600박스(앰플 16만 개)를 불법 유통·판매한 총책 등 핵심 피의자 6명을 검거하고 유통 총책을 구속했다. 또한 식욕억제제 중독증상 환자에게 오남용 처방한 의사, 프로포폴 불법 사용 사망 사건 관련 간호조무사와 허위 보고한 의사도 검거했다.
밀반입 원천 차단을 위해 국제우편물에 대한 이중 검사 체계가 구축됐다. 관세청은 공·항만 1차 검사를 마친 국제우편물이 내륙 우편집중국에 도착하면 X-ray 판독과 개장검사를 다시 실시해, 운영 60일 만에 3건의 불법 마약류를 적발했다. 오는 7월부터는 X-ray 검색 라인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예방·치료·재활 분야에서는 참여형 예방교육이 확대됐다. 식약처는 전국 40개 대학교에서 '대학생 마약예방활동단(용기한걸음메아리)'을 운영해 지난해보다 두 배로 늘린 규모의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찰청은 학교전담 경찰관(SPO)을 활용해 36,933회의 범죄예방교육을 실시했으며, 청소년 경찰학교를 통한 체험형 교육도 강화했다.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6년 치료비 지원 예산을 7억 2천만 원에서 13억 5천만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권역치료보호기관은 2개소(서울 은평병원, 경기 이천소망병원)를 추가 지정해 전국 11개소로 확대했고, 치료·재활 전문인력 80명을 신규 양성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인 '회복이음과정'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마약류사범 재활 전담교정시설'을 4개에서 6개로 확대했다. 치료공동체 개념으로 단약 유지와 재활 효과를 지속하기 위한 '중독재활수용동'도 2개에서 4개로 늘렸다. 교육부는 학교급별 법정 예방교육의 효과적 실시를 위해 교사용 지도서를 개발하고, 교직원 대상 원격 연수 과정을 운영 중이다.
제도 개선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위장수사 법제화다. SNS와 다크웹 등 비대면 점조직 형태로 지능화·은밀화되는 마약 유통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 5월 26일 개정 공포된 이 제도는 공급 조직 상선에 대한 수사력을 극대화하고 유죄 판결의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방지를 위해 처방전 환자 투약이력 확인 대상도 확대됐다. 기존 펜타닐,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3종에 불면증 단기치료제인 졸피뎀(6월)과 마취제 프로포폴(8월)이 추가돼 총 5종이 대상이 된다. 의료인이 처방 전 환자의 과거 투약 기록을 확인함으로써 '의료 쇼핑'을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국민비서와 연계한 '의료용 마약류 투약이력 알림 서비스'가 개시됐다. 국민비서 누리집(www.ips.go.kr)에서 가입하고 알림을 설정하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이력을 PC나 모바일로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마약대응 성과는 모두 어느 한 부처가 아니라 관계부처가 협업해 이뤄낸 것"이라며 "밀반입 경로별 단속 강화, 불법유통 방지제도 개선, 탐지장비 고도화, 치료·재활·예방 내실화 등 아직 과제가 산적한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강력한 범정부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