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사과 재배 체계'로 노동력 줄이고 생산성 높인다

농촌진흥청이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며 열매를 따던 기존 사과밭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에 나섰다.

기계가 과수원 안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나무 형태를 평평하게 키우는 '미래형 사과 재배 생산 체계'를 본격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농촌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사과 농가에 새 희망이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28일 기존 '세장방추형' 중심의 재배 방식을 '평면형 수형'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미래형 재배 체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방식인 세장방추형은 나무 줄기를 중심으로 가지가 사방으로 뻗는 형태다. 작업 동선이 복잡하고 수확이나 가지치기, 꽃 솎기 등 주요 작업을 기계화하기 어려웠다. 반면 평면형 수형은 나무를 2차원 평면 형태로 길러 기계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평면형 수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 개의 줄기를 중심으로 키우는 '2축형'과 여러 개 줄기를 나란히 세우는 '다축형'이다. 이 형태는 나무 사이로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해 병 발생이 줄고 과일 품질이 균일해지는 장점도 있다. 고온이나 태풍 같은 이상 기상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재배 체계 전환의 핵심인 기계화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트랙터에 부착해 사용하는 가지치기 장치, 꽃 솎기 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가지치기 장치의 경우 성능 평가 결과 노동력이 25~35%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2축형 재배에서 10아르(a)당 손으로 가지치기를 할 때 27.4시간이 걸리던 작업이 기계를 사용하면 16시간으로 단축됐다. 이 장비는 50마력 이하 국산 트랙터에도 부착할 수 있도록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꽃 솎기 작업에서도 기계화 효과가 뚜렷하다. 트랙터 부착형 장비를 활용하면 10아르(a) 기준 30분 만에 작업을 끝낼 수 있다. 손으로 할 때는 13시간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개선이다.

이미 평면형 수형 재배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18년 3헥타르(ha)에 불과했던 2축·다축형 재배 면적은 2023년 362.2ha, 2025년에는 전체 사과 면적의 3.5%인 1,149.9ha로 늘었다. 농촌진흥청은 2030년까지 5,000ha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평면형 수형과 기계화 기술을 무인 약제 살포 기술 등과 결합한 '스마트 과수원' 모형을 2030년까지 2,000ha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시스템은 과수원 내 고정형 지주에 노즐을 설치해 4분 만에 10아르(a)당 방제를 끝낼 수 있다. 기존 동력살포기(SS기)가 40분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인 셈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대현 원장은 "사과 생산 체계 전환은 단순한 재배 기술 개선을 넘어 노동력 부족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평면형 수형과 기계화 기술이 결합하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20% 이상 증가하고 노동력 투입은 30% 이상 절감되는 등 생산성과 경제성이 동시에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평면형 수형은 왜성대목을 활용하면 모든 품종에 적용 가능하다. 다만 품종에 따라 생육 특성이 달라 심는 거리와 줄기 수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초기 묘목 비용이 기존 방식보다 높을 수 있지만, 조기 결실과 수확이 가능하고 중장기적으로 생산비 절감 효과가 커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도 평면형 수형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이탈리아는 2005년부터 상업 과원에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뉴질랜드·미국·호주 등에서도 현장 실증과 초기 보급이 진행 중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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