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게임산업에서 만연한 ‘공짜노동’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속도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5월 29일 서울 강남구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의실에서 협회와 주요 게임사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등을 위한 게임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4월 9일부터 시행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돕고, 포괄임금을 많이 쓰는 게임업계의 현실적 어려움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참여 기업은 스마일게이트, 라인스튜디오, 큐로드, 클래게임즈, 앵커노드, 네오게임즈, 이안게임즈 등 7개사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지도지침의 핵심은 실제 근로시간에 못 미치는 수당을 지급하는 불합리한 공짜노동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투명하고 객관적인 노동시간 기록 체계를 먼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지도지침의 주요 내용을 보면, 사업주는 현행법에 따라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근로시간을 빠짐없이 기재해야 한다. 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거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따로 산정하지 않고 포괄해 지급하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설사 노사가 포괄임금 약정을 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계산한 법정수당보다 약정 금액이 적다면 사용자는 그 차액을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게임업계의 부담을 덜어줄 다양한 지원 방안도 함께 내놨다. 개별 기업 상황에 맞는 임금체계 설계를 전문가가 직접 도와주는 ‘일터혁신 상생 컨설팅’과, 투명한 근로시간 관리에 필수적인 민간 HR 플랫폼 도입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특히 포괄임금 개선 의지를 보인 중소 게임사가 재정적 부담 없이 제도를 바꿀 수 있도록 행정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석한 중견 게임업체들은 포괄임금과 근로시간 제도 전반에서 게임 업종 특수성 때문에 겪는 어려움과 한계를 털어놨다. 고용노동부는 현장 건의를 적극 수렴해 노사가 모두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원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권 차관은 “혁신과 창의성이 핵심인 게임산업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만큼, 과거 관행을 핑계로 청년들의 열정을 이용하는 공짜노동 환경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자 등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충분한 휴식이 게임산업의 지속적 경쟁력을 만드는 토대”라며 “정부는 단순한 규제와 감독에 그치지 않고, 게임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과 현장 밀착형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