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해지하는 소비자들…경제 한파에 '마지막 선택'만 남았다

경제 불황이 깊어지면서 보험 계약을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맞벌이 부부임에도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는 사례가 상담 현장에서 자주 목격된다. 가계 지출 부담이 커질수록 '당장 피부로 와닿지 않는 지출'부터 줄이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과거 유사한 경제 상황에서도 보험 해지율이 급증한 바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해지가 '최후의 선택'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보험료 납입을 중단하면 단기적으로는 가계 부담이 줄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30~40대에 해지한 종신보험을 10년 후 재가입하려 할 때 보험료가 급등하거나 건강 상태 변화로 가입 자체가 거절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보험의 실질적 가치는 필요할 때 비로소 드러나는데, 그 순간을 위해 준비한 안전장치를 스스로 걷어내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해지보다 검토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감액완납으로, 보험료 납입은 중단하지만 보장 규모를 축소해 계약 자체는 유지하는 방식이다. 사망보험금이 2억원인 상품이라면 1억원으로 줄여 계약을 이어가는 식이다. 둘째는 납입유예 제도로,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계약이 유지된다. 셋째는 해약환급금을 활용한 보험료 자동대출납입이다. 그동안 쌓인 환급금을 담보로 보험료가 자동 납입되며, 단기 자금난을 해소하는 용도로 적합하다.
이러한 대안들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보험은 단순한 지출이 아닌 리스크 관리 수단이라는 점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보험을 해지한 뒤 건강 악화로 재가입이 막혀 낭패를 본 사례가 적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수록 오히려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역설이 업계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보험 해지 러시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해지가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감액완납이나 납입유예 같은 대안을 먼저 검토하고, 그래도 부담이 크다면 보장 내용 자체를 재구성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보험 해지는 단순한 계약 해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결정 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