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농업 '네 마리 토끼 잡는다', 스마트 이앙기 개발

농촌진흥청이 논 농업의 비용, 노동력, 환경, 품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이앙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논 상태에 따라 비료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정밀농업 방식으로, 비료 사용량을 29% 줄이고 작업시간을 40% 단축하면서도 수확량은 10% 늘리는 성과를 냈다. 정부는 이 기술이 전국 벼 재배 면적(70만 헥타르)에 적용될 경우 연간 약 5,600억 원의 농자재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농업 현장은 국제 정세 불안정에 따른 비료 원료 수급 차질, 농가 경영비 증가, 농촌 인력 부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논 전체에 같은 양의 비료를 뿌리는 기존 방식은 지력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비료 낭비와 환경 오염, 품질 저하를 초래하는 문제가 있었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앙 동시 위치별 맞춤형 비료 살포량 조절 스마트 이앙기'를 개발했다.

이 스마트 이앙기는 네 가지 핵심 기술을 적용했다. 첫째는 적정 시비량 산정 기술로, 시군 농업기술센터나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토양 정보와 농촌진흥청 흙토람의 비료사용처방 정보를 활용해 논 재배지의 양분 분포 상태를 확인한다. 완효성 비료의 물리적 특성(알갱이 크기, 밀도 등)까지 고려해 제품별 살포량 편차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둘째는 시비 처방 지도 생성 기술로, 질소, 인산, 칼리 등 주요 성분의 적정 투입량을 결정해 필지 또는 작업 간격에 따른 단위 구역별 처방 지도를 만든다.

셋째는 실시간 농작업 위치 인식 기술로, 고정밀 위성 위치정보를 활용해 현재 작업 위치를 ±2cm 이내 오차로 정확히 파악한다. 이렇게 파악한 위치 정보를 시비 처방 지도와 연결해 해당 구역에 필요한 비료량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넷째는 최적 시비량 제어 기술로,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동시에 처방 지도에 설정된 값대로 비료를 자동으로 살포한다. 비료 살포 정밀도는 ±5% 이내, 알고리즘 신뢰도는 0.99 이상으로 글로벌 선도 기술과 동등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의 벼 재배 농가 4개 필지에서 현장 적용 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관행 방식보다 1헥타르 기준 비료 사용량은 29%, 비료 살포 시간은 40% 줄었다. 수확량은 10% 늘었으며 구역별 수확량 편차는 33% 감소해 논 전체의 생육 균일도가 크게 개선됐다. 이는 같은 논 안에서도 물 빠짐, 유기물 함량, 이전 작물 관리 상태에 따라 양분 요구량이 다른 점을 기술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에서는 논 전체를 하나의 평균값으로 보고 같은 양의 비료를 뿌렸다. 양분이 부족한 곳의 벼는 생육이 저하되고, 이미 충분한 곳은 비료 과다 상태가 돼 웃자라 쓰러지거나 병해충 발생 위험이 커졌다. 또한 작물이 흡수하고 남은 비료 성분이 하천으로 흘러가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스마트 이앙기는 양분이 부족한 구역에는 필요한 만큼 공급하고, 충분한 구역에는 투입량을 줄여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기술은 특히 쌀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질소비료가 과다하면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 밥맛이 떨어지는데, 스마트 이앙기는 질소 투입량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좋은 쌀의 기준은 단백질 함량이 6.0% 이하, 완전립 비율이 96% 이상인데, 정밀 시비를 통해 이 기준을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품질 관리형 농기계'로 평가하고 있다.

경제적 효과도 크다. 스마트 이앙기를 전국 벼 재배 면적(70만 헥타르)에 적용하면 연간 약 5,600억 원(헥타르당 80만 원)의 농자재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비료비 절감뿐만 아니라 노동력 절감에 따른 인건비 절약, 벼 품질 향상으로 인한 소득 증대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질소비료 절감으로 수질·토양 환경오염 문제도 줄일 수 있어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스마트 이앙기의 빠른 상용화와 현장 보급을 위해 2027년까지 산업체와 협력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2028년에는 신기술 보급사업 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된 기술은 특허 출원까지 마친 상태이며, 양산 제품 수준으로 현장 적용성을 높여가는 단계다. 실제 농가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추가 실증, 사용자 편의성 개선, 농기계 산업체 협력, 정책사업 연계 등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성제훈 원장은 "스마트 이앙기는 데이터 기반의 정밀농업 기술로 노동력과 비용 절감, 수질오염 예방, 고품질 쌀 생산은 물론, 지금과 같은 비료 수급 위기에는 농가 대응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미래 농업 구현을 위한 농업기술 개발과 현장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은 향후 자율주행 이앙기, 드론·위성 기반 생육진단, 수확량 지도, 작물별 시비 처방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더 정밀한 양분 관리 기술로 확장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벼뿐만 아니라 밀, 양파 등 다른 논·밭작물의 변량 시비 기술로도 확대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수확량, 단백질 함량, 전년도 시비량 등의 데이터를 누적해 매년 토양을 새로 채취하지 않고도 보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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