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과 태풍, 우박 등 기상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과수 농가에 새로운 희소식이 전해졌다. 농촌진흥청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 '자동 개폐형 그늘망 시스템'을 전국 4개 권역 9개 농가에서 현장 실증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강한 햇볕과 고온 스트레스로부터 과실을 보호하는 동시에 태풍이나 폭설이 올 경우 자동으로 그늘망을 열어 시설 피해를 최소화하는 첨단 장치다.
이번 현장 실증은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농업기술 산학협력 지원 사업'의 하나로 진행된다. 이 사업은 농촌진흥기관, 대학, 농산업체 및 농업인이 개발한 기술이나 제품을 실제 농업 현장에서 시험하고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경북대학교가 경북 지역 사과 농가 11곳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실증·확산한 결과 현장 호응도가 매우 높아 올해는 전국 단위 과제로 확대됐다. 현재 강원 횡성, 충북 괴산, 전북 무주, 경북 영주·청송·예천, 경남 밀양 등 4개 권역 9개 농가에서 실증 작업이 한창이다.
'자동 개폐형 그늘망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저비용과 간편한 설치다. 기존 고정형 자동 차광망에 비해 설치 비용이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농가가 스스로 설치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기술 효과도 뛰어나 햇볕데임(일소), 잎 타는 현상(엽소), 우박으로 인한 과실 표면 손상, 열매 떨어짐(낙과)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 빈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과 농가의 안정적 생산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농업기술 산학협력 지원 사업'은 올해 총 22개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사업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농촌진흥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Ⅰ유형(2과제), 두 번째는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현장에서 실증하는 Ⅱ유형(16과제), 세 번째는 농업인이나 농산업체가 개발한 기술을 대학에서 효과를 검증하는 Ⅲ유형(4과제)이다.
실증 과제별로 살펴보면 Ⅰ유형에는 마늘·양파 수집기계 범용화 기술과 여름철 온실 냉방 패키지 기술이 포함됐다. Ⅱ유형에는 과수화상병 현장 검출 기술, 탄소 저감형 온실 히트펌프, 스마트 치유농업 프로그램, 과수 바이러스 진단 기술, 소 수정란 품질 자동 판별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술이 선정됐다. Ⅲ유형에는 이번 자동 개폐형 그늘망 시스템 외에도 암퇘지 번식장애 개선 기술, 맞춤형 농업용 조명 실증, 농작업용 웨어러블 로봇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이번 실증 과정에서 농가 맞춤형 전문 상담, 현장 교육, 기술 시연회 등을 함께 추진해 현장의 기술 수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지방자치단체 시범 사업 및 민간 확산 사업으로 연계해 나갈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 장기창 과장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이 사업을 통해 전국 72개 권역, 318개 농가에서 다양한 현장 실증을 추진해 기술 수용도 90%, 자체 기술 확산율 26.9% 등 높은 성과를 거뒀다”며 “자동 개폐형 그늘망 시스템이 사과 안정 생산의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현장 적용과 확산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동 개폐형 그늘망 시스템의 현장 실증 과제는 '기후변화 대응 사과원 안정생산을 위한 자동화 그늘망 설비 현장 실증'이라는 이름으로 경북대학교가 주관하고 있다. 제품명은 '에코 그늘망 시스템'으로, 자가 노동력으로 설치할 수 있고 자동 개폐 기능을 통해 자연재해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이 현장에 정착되면 우박 및 일소 피해가 크게 줄어 사과 과실의 상품성과 생산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돼 농가 소득 증대와 사과 산업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