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농업 현장에서 '지피지기(知彼知己)' 전략을 구현하며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전국 55호 농가를 대상으로 AI 기반 경영 전문 컨설팅을 시범 추진한 결과, 분석이 완료된 33호 농가의 농업소득이 평균 25.9%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1기작 10아르(약 100㎡) 기준으로 소득이 약 162만 원 늘어난 셈이다.
실제 사례에서도 AI의 효과는 뚜렷했다. 충북 충주시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5년째 가격을 올리지 못해 고민이었다. AI가 다른 농가의 판매 단가를 비교 분석해 단계적 가격 인상을 권장했고, 이를 받아들인 결과 총수입이 108만 원 증가했다. 전남 나주에서 배를 재배하는 또 다른 농가는 검은별무늬병 방제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AI 컨설팅을 통해 자신의 농약비가 타 농가보다 낮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방제를 강화했다. 그 결과 농약비는 소폭 늘었지만 수량이 10아르당 687kg 증가하면서 소득이 108만 원 늘었다.
이번 컨설팅은 지난해 4월 발족한 'AI 기반 경영혁신 컨설팅 지원단'이 주도했다. 지원단은 AI에 농가의 경영 데이터를 학습시켜 개별 농가와 전국 평균 또는 고소득 농가의 경영 성과를 비교 분석했다. 이를 통해 가격 적정성, 고용 노동비, 병충해 방제, 시비(비료 사용) 등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대상 농가들은 자신의 경영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선진 농가의 방식을 도입해 생산성과 소득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었다.
분석 대상 33호 농가 중 21호(약 64%)에서 소득이 증가했다. 이들 농가의 평균 소득 증가율은 87.4%에 달했으며, 10아르당 소득은 587만 원에서 1,100만 원으로 523만 원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경영비를 줄이면서 총수입이 증가한 농가(6호)는 소득이 평균 34.7% 늘었고, 경영비가 늘었지만 총수입이 더 크게 증가한 농가(15호)는 소득이 평균 128.0% 증가했다. 이는 AI 컨설팅이 단순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수익 증대 전략에도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농촌진흥청은 오는 7월, 컨설팅 후에도 소득이 감소한 농가 사례를 분석해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 기반 컨설팅의 정확성과 실효성을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최광호 기술협력국장은 "기후 변화와 노동력 감소 등으로 농업소득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며 "AI를 활용한 경영 전문 컨설팅을 정착시켜 농가 스스로 경영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