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추모용이나 제례용, 행사 장식용으로 빠지지 않고 쓰이는 흰색 대형 국화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은 일본 품종인 '신마'와 '백선'이 시장의 98%를 차지할 정도로 외래 품종 의존도가 높았지만, 국산 품종 '백강'이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기술로 개발한 흰색 대형 국화 '백강'이 재배 면적과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며 국산 품종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흰색 대형 국화는 꽃 크기가 크고 형태가 단정해 상품성이 높으며, 유행에 좌우되지 않아 안정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절화 품목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외래 품종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병에 약하고 계절별 생산 편차가 크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2015년 개발한 '백강'은 우수한 품종 특성과 현장 적응성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9년 0.2%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021년 1.0%, 2023년 14.6%를 거쳐 2025년에는 24.1%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 품종 '신마'의 점유율은 2019년 32.6%에서 2025년 2.4%로 급감했다.
'백강'의 가장 큰 장점은 흰녹병에 강하다는 점이다. 흰녹병은 국화 잎에 병반이 생겨 품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병해로, 심하면 생산량이 크게 줄고 수출에도 제한이 생길 수 있다. '백강'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흰녹병 저항성을 갖춘 국화 품종으로, 병 방제 간격을 기존 외래 품종의 7~10일에서 15~20일로 늘릴 수 있어 농약 사용량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저온에서도 꽃이 잘 피어 기존 품종보다 난방비를 약 20% 절감할 수 있다. 겨울철 생산이 유리할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안정적으로 생산돼 일본의 주요 국화 소비 시기인 8월 오봉절과 9월 히간절에 맞춰 수출할 수 있다. 꽃잎이 풍성하고 깨끗한 흰색을 띠며, 자른 꽃 수명이 21~30일로 길고 꽃잎이 잘 떨어지지 않아 유통에도 유리하다.
재배 면적과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재배 면적은 2018년 0.01헥타르에서 2022년 7.3헥타르, 2025년에는 18.0헥타르로 확대됐다. 거래량은 2018년 0.07만 본에서 2025년 475만 본으로, 거래액은 같은 기간 0.003억 원에서 16.0억 원으로 증가했다. '백강'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42억 원으로 분석돼 국산 화훼 품종의 산업적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기초기반과 유은하 과장은 “'백강'은 오랜 기간 흰녹병 저항성 검정과 재배시험을 거쳐 개발된 품종으로, 병 저항성과 상품성, 사계절 안정 생산성을 두루 갖췄다”며 “앞으로도 주산지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실증 연구와 맞춤형 기술 지원을 확대해 보급을 더욱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