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고구마가 이제 비싼 항공편 대신 선박을 타고 태국으로 갑니다. 농촌진흥청은 두 가지 핵심 기술을 결합한 '복합 선도유지 기술'로 태국 최고급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한국산 고구마는 그동안 장거리 선박 운송 중 부패율이 높아 비용이 많이 드는 항공 수출에만 의존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연간 약 2000만 달러어치의 고구마를 수입하는 태국 시장은 일본산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큐어링' 공정 개선과 고구마 맞춤형 'CA(기체제어) 기술' 병행이었습니다. 큐어링은 수확·세척 중 생긴 표피 상처를 치유해 보호층을 형성, 미생물 침입을 막는 기술입니다. 보통 수확 직후 한 번만 하지만, 연구진은 세척 과정 후에도 한 번 더 적용(총 2회)해 보호층 형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여기에 컨테이너 내부 온도 10~12도(℃), 습도 75%, 산소 5%, 이산화탄소 12% 조건을 유지해 고구마 호흡률을 낮추는 CA 기술을 더했습니다. 그 결과 수확 직후 고구마는 태국 도착 10일 후 부패율이 기존 65%에서 8%로 줄었고, 장기 저장 고구마도 86%에서 12%로 대폭 억제됐습니다.
이는 현지 구매상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도착 5일 후 부패율 5% 이하)과 일본산 유통 기준(10일 후 12% 이하)을 모두 충족해 전 과정에서 클레임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물류비도 8톤 기준 항공 운송(약 1500만 원)에서 선박 CA 운송(약 400만 원)으로 전환해 약 73%를 절감했습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고구마는 태국 프리미엄 식품 체인 '고메 마켓(Gourmet Market)' 16개 매장에 입점해 한 달 만에 완판됐습니다. 현지 바이어는 이 기술을 높이 평가하며 연간 48톤(약 12만 달러 규모) 규모의 정례 수출을 요청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바이어는 기존에 전량 항공으로 수출하던 한국 딸기에도 같은 CA 선박 기술을 적용해 달라고 강력히 희망, 오는 12월 시범 운송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농촌진흥청 안욱현 수출농업기술과장은 "이 기술은 물류비 상승 부담과 고구마의 고질적인 부패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선도적 성과"라며 "고구마를 선두로 해외 선호도가 높은 신선 농산물에 선도유지 기술을 계속 접목·고도화해 세계 시장에서 한국 농산물의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5월 말 기술공유회를 열어 복합 기술 적용 수출모델을 확산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12월에는 딸기 등으로 품목을 다변화해 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이번 수출 실증은 수확 직후 고구마 3.5톤(1차)과 장기 저장 고구마 7.5톤(2차)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수출 농업기술과·소득식량작물연구소·저장유통과·선도조직·전북농협 등이 협력해 성과를 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