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는 5월 29일 오후 2시, 시공순위 상위 20대 건설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여름철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5월 12일과 20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옥외 노동자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현장점검 및 지원 대책을 신속하고 강력히 추진할 것'을 거듭 강조함에 따라 마련됐다. 특히 건설업은 옥외 활동이 많아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업종으로 꼽힌다.
간담회에 참석한 건설사들은 각 사의 폭염 대비 현황과 안전관리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는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이행 사례를 소개하며, 하절기 공사계획 수립 단계부터 폭염 단계별 작업중지 기준을 공정에 반영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체감온도 35도 이상일 때는 무더위 시간대(오후 2시~5시)에 옥외 작업을 중지하고, 38도 이상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긴급조치 외 모든 옥외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일부 건설사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AI 번역 앱을 활용해 모국어로 폭염 정보를 제공하고, 스마트 안전장비로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첨단 기술을 도입한 사례를 공유했다. 콘크리트 타설 등 외부 노출이 많은 공정은 2개 팀이 교대 근무하며 한 팀이 작업할 때 다른 팀은 충분히 휴식할 수 있도록 했고, 폭염 취약 시간대를 피해 오전 조기 출근 후 오후 2시 이전에 작업을 마치는 탄력적 근무제도 시행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폭염안전 특별 대책반'을 운영하며 전국 건설현장의 단계별 작업중지 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폭염 단계별 기준은 ▲체감온도 33도 이상(폭염주의보): 작업시간 조정 또는 옥외작업 단축 ▲체감온도 35도 이상(폭염경보): 무더위 시간대(오후 2시~5시) 옥외작업 중지 ▲체감온도 38도 이상(폭염중대경보): 긴급조치 작업 외 모든 옥외작업 중지 등이다.
작년 7월 17일 법제화된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의 현장 이행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5대 기본수칙은 ▲시원한 물 ▲냉방장치 ▲휴식(2시간마다 20분) ▲보냉장구 지급 ▲119 신고로 구성된다. 특히 온열질환 의심자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구축하도록 당부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간담회에서 "건설현장이 공기 압박에서 벗어나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공기 연장 등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최근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안전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재해 발생 시 손해는 예방 비용보다 훨씬 크다"며 주요 20대 건설사 시공현장에서 온열질환 사망사고와 추락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본사 차원에서 대표이사들이 직접 챙겨줄 것을 당부했다.
장관은 "안전 앞에서 어떠한 타협도 없다는 확고한 일념으로 국민들께서 노동자의 생명을 살리는 안전한 일터로의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건설업 전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45% 감소했고, 추락 사망자도 절반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사고, 수서역 인근 공사현장 매몰사고 등 중대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추가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상청은 올해 6월부터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다. 이제 폭염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후 재난이자 유해·위험요인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건설사별 우수 사례와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현장 밀착형 지원 방안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원·하청 구분 없는 밀폐공간 안전관리 강화, 안전투자 활성화 유도 등 다각적인 정책을 병행 추진해 여름철 건설현장의 온열질환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