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적 금융, 에너지 산업 전환에 대응…5년간 1242조원 공급 계획
금융당국이 에너지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금융권의 자금 공급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 협의체’ 제4차 회의를 열고 에너지 분야 금융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KB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와 신한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 교보생명·삼성화재,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 등 15개 기관의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회의 도입부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생산적 금융의 추진 성과를 점검했다. 금융권은 2025년부터 5년간 총 1242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계획했으며, 이 중 92조원이 올해 3월 말까지 실제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대 금융지주와 산업은행·기업은행의 기업대출 및 투자 잔고는 지난해 6월 말 1782조원(전체 잔고 대비 67.8%)에서 올해 3월 말 1877조원(68.6%)으로 0.8%포인트 상승했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의 자금 흐름에 미세한 변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생산적 금융의 내재화를 주문했다.
전통 에너지 중심의 자원·채굴 산업이 대규모 설비·인프라 산업으로 재편되는 추세에 발맞춰 금융권의 역할 확대가 요구된다는 진단도 나왔다. 초기 투자비용이 급증하고 회수 기간이 길어지는 에너지 산업 특성상, 단기 자금 중심에서 벗어나 '장기·모험·인프라 자본'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민간 금융과의 협업을 통한 혼합금융(blended finance) 방식으로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업권별로는 저마다 다른 전략을 펴고 있다. 보험사들은 장기 자금 운용 역량을 활용해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과 LNG터미널·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장기 인프라 자산에 투자 폭을 넓히고 있다. 증권사들은 해상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금융주선 경험을 바탕으로 에너지 고속도로, 저탄소 전환 자산, 해상운송 인프라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장 중이다. 정책금융기관은 산업은행과 5대 시중은행이 공동 조성한 미래에너지 펀드, 중소기업은행의 에너지 인프라 정책펀드 등을 통해 민간 자금 유치에 힘쓰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생산적 금융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생산적 금융 기준이 '실적 부풀리기'로 오해받지 않도록 검증 체계를 갖추라고 당부했다. 또한 매년 금융회사별 추진 실적을 담은 팩트북(백서)을 4분기 중 작성·공개해 시장과 이해관계자의 평가를 받는 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산업 연구 역량 강화와 조직·인력 확충, 핵심성과지표(KPI) 반영을 통해 생산적 금융을 조직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조성,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개선, 자본시장 육성, 생산적 금융 관련 검사·제재 면책 등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권 부위원장은 "협의체가 산업 발전과 금융을 잇는 가장 실질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