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과잉 추심 막는다…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로 전환

장기·과잉 추심 막는다…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로 전환
금융위원회가 장기·과잉 추심을 억제하기 위해 매입채권추심업을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한다. 제도권 금융을 포용적 금융으로 재설계하기 위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도 새로 구성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8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5차 회의를 열고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구성 및 운영방향'과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와 유관기관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대부협회, 연합자산관리, 민간·현장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새정부 출범 후 새도약기금과 신용사면 등을 통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난 금융소외계층을 신속히 구제해 왔다"며 "이제는 금융소외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점검하고 근본적 개선방안을 마련해 현장에 착근시켜야 할 단계"라고 강조했다.
■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6월 가동… 시민단체·현장실무자 과제발굴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이하 추진단)은 현재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체계 아래 설치되며, 감독총괄, 정책서민, 금융산업, 신용인프라 등 4개 분과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감독총괄분과는 금융회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지정 등 지배구조와 임직원 면책 등 금융시스템 전반의 규범을 살핀다. 정책서민분과는 정책서민금융 체계와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 모델을 논의하고, 금융산업분과는 인터넷은행과 상호금융 등 포용금융 역할 강화 방안을 검토한다. 신용인프라분과는 연체정보 활용 기준과 비금융정보 활용체계 정비를 통해 신용평가 체계를 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추진단은 금융위원회 총괄 아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과 학계를 비롯해 시민단체, 재야전문가, 현장 실무자 등을 포함해 구성된다. 과제발굴 단계부터 현장성과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단체와 재야전문가를 참여시켜 국민과 시장이 함께 지켜보는 추진단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추진단은 오는 6월 현장 대토론회를 기점으로 가동되며, 분과별 논의를 거쳐 성숙된 과제부터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 매입채권추심업, 우량업체 중심 재편으로 채무자 보호 강화
매입채권추심업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해 우량업체 중심으로 재편한다.
매입채권추심업은 금융회사나 대부업자로부터 연체채권을 매입해 채무자를 직접 추심하는 업종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등장해 2009년 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등록제로 제도화됐다.
그러나 등록제 구조 아래 장기·과잉 추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위원장은 "싼값에 연체채권을 사들여 오롯이 자기 이익만을 위해 장기간 채무자에게 과도한 부담과 고통을 초래한다면 더 이상 업의 존재 이유를 주장하기 어렵다"며 허가제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가제 전환의 기본방향은 우량업체 중심의 시장 재편이다. 충분한 인적·물적 자원과 건전한 지배구조, 영업 방식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매입추심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금융위원회는 이를 위해 매입채권추심업에 채권추심업 수준의 허가요건을 도입하고 전문화와 채무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매입채권추심업자는 금융회사가 50% 이상 출자한 법인이어야 하며, 자본금 30억원, 타당하고 건전한 사업계획, 대주주 요건, 전문성 등을 갖춰야 한다. 인적 요건도 강화돼 20명 이상의 상시고용인력과 변호사 등 전문인력 5명 이상을 포함해야 하며, 다수 채무자의 연체정보와 민감정보를 대량 취급하는 특성을 고려해 전산보안설비 요건도 강화된다.
업무 범위도 제한된다. 매입채권추심업자는 채무자와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금전대부업과 대부중개업을 겸영할 수 없게 되며, 다만 부실채권(NPL) 유동화 업무처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거나 업 영위에 필수적인 부대업무는 허용된다. 채권추심법과 개인채무자보호법뿐 아니라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도 업무에 내재화하도록 규율 체계를 정비한다.
기존 업체에는 법 시행일로부터 3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되며, 유예기간 중에는 허가요건 가운데 금융회사 50% 출자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대출업무와 대부중개업 겸영 금지는 법 시행 시 바로 적용된다. 전환 계획이 없는 기존 업자는 법 시행 후 6개월 내 보유채권 매각·소각 등 정리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허가 없이 등록유효기간이 만료된 업체의 보유 연체채권은 등록만료 시점부터 6개월 내 소각하거나 다른 금융회사·매입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매입채권추심업의 허가제 전환이 차질 없이 이행된다면 업이 질적으로 성장해 여신제도를 뒷받침하면서도 채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포용금융이 일시적 대책이 아니라 금융회사와 금융시스템 안에서 지속 가능하게 작동하는 구조가 되도록, 추진단을 중심으로 충분히 논의하고 제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