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고도 후속 조치 없이 지내는 환자가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8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방간 진단자의 79.9%가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질환을 인지했지만, 실제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시작한 비율은 57.7%에 그쳤다.\n\n이번 연구는 한양대학교 전대원 교수팀이 차병원, 노원을지대병원,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와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진은 국내 성인 1만294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중 지방간 질환이 있다고 응답한 3064명(23.7%)을 대상으로 연령·성별 등을 고려해 최종 1000명을 선정,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리버 인터내셔널'(Liver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n\n진단 후에도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지방간이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41.6%)가 가장 높았다.
이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어서'(23.9%), '의료진으로부터 추가 검사나 사후 관리 권고를 받지 못했다'(23.9%)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는 지방간을 단순한 지방 축적이 아닌 대사 이상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 신호로 인식하지 못하는 국민 인식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n\n지방간 관리의 핵심인 간 섬유화 검사는 더욱 저조한 실정이었다.
간 섬유화 검사는 간이 손상되면서 딱딱해지는 '섬유화' 정도를 측정해 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검사다. 치료 연계 환자 중 이 검사를 받은 비율은 전체 14.9%에 불과했다.
특히 당뇨병, 비만, 반복적인 간 수치 상승, 심장대사 위험 요인이 있어 정밀 관리가 권고되는 고위험군 환자들조차 간 섬유화 검사율은 12.1%에 머물렀다.\n\n의료 기관별로 살펴보면, 1차 의료기관(동네 병·의원)에서의 검사율이 10.6%로 전문 진료 기관(24.4%)보다 크게 낮았다. 이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간 섬유화 검사가 실제 진료 현장, 특히 1차 의료기관에서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