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선별적 보호'에서 '모두의 복지'로 복지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보건복지부는 5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 수정계획(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인공지능(AI) 대전환, 저출생·고령화 등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대응하고 새 정부의 국정목표인 '기본이 튼튼한 사회'와 '내 삶을 돌보는 복지'를 반영해 마련됐다.
수정계획의 복지철학은 '모두의 복지'다. 이는 기존에 취약계층만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보호를 넘어, 모든 국민이 생애 전 과정에서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고 보편적 권리로 복지를 누리는 사회를 지향한다. 국가 책임성과 공공성을 강화해 돌봄·의료·주거 등 기본서비스의 질과 형평성을 보장하고, 복지를 통해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며 성장이 다시 복지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한 지역과 공동체 기반의 사회적 연대를 강화해 국민 모두가 복지의 주체로 참여하는 사회를 추구한다.
정부는 이러한 비전 아래 '모두의 복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사회보장 비전으로 설정하고, 3대 전략과 9대 중점과제를 마련했다. 첫 번째 전략은 '국민의 삶을 지키는 소득 보장'이다. 소득보장 강화를 위해 기초생활안전망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완화하고 의료급여 부양비를 폐지하는 등 공공부조 보장성을 높인다. 아파서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를 지원하는 상병수당도 도입한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청년 미래 적금과 청년내일저축계좌를 신설해 미래 세대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기초연금 부부감액제도를 개선하고 청년·저소득층의 국민연금 가입을 지원하며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일자리 창출·지원을 통한 소득 안정도 추진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청년 일자리 도약금과 K-뉴딜 아카데미를 제공해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구직촉진 수당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확대해 고용 안전망을 강화한다.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 여성·중장년·노인 등 맞춤형 직업훈련과 재취업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AI 직업훈련 체계를 구축한다. 지역주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을 추진하고 노인 일자리를 지속 확대한다.
새로운 소득 및 지역협력 모델도 추진한다. 전국 단위 햇빛소득마을 조성과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 기반의 새로운 소득 모델을 발굴한다. AI 대전환에 따른 노동 변화와 기존 사회보장체계의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소득 도입을 검토한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을 통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연대경제조직이 돌봄·주거·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공동체 일자리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한다.
두 번째 전략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본서비스 강화'다. 국가와 지역사회가 책임지는 돌봄서비스를 확대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대상자와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노쇠 예방부터 재가임종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확립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형 돌봄과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을 확대하고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장애인과 가족 모두를 보호한다. 임신·출산부터 아동, 청장년, 노년까지 생애 전 주기에 걸친 돌봄서비스를 강화한다. 임신출산공공산후조리원 지원, 영유아 틈새돌봄, 청장년 일상돌봄, 전국민 긴급돌봄 등이 포함된다.
국민 중심 의료·건강서비스도 확립한다. 국립대병원 역할을 강화해 지역완결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의사제 시행과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필수 의료 인력을 확충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고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해 국민의 돌봄 부담을 줄인다. 만성질환 및 비만 관리 강화와 국가 건강검진 확대를 통해 건강한 삶을 지원한다. 자살고위험군 조기 대응과 사후 지원을 강화하고 정신질환 조기 발견 및 회복 지원, 정신위급 상황 상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전 국민 마음 건강을 보호한다. 고독사 예방 사업을 '사회적 고립(외로움)'까지 확대하고 실태 조사와 예방·관리 사업을 개발한다.
지역기반 생활밀착서비스도 확대한다. 학생 수준별 맞춤형 기초학력 지원과 대학·지역사회 연계 전 국민 평생교육을 지원한다. 청년(행복기숙사), 신혼부부(육아친화·세대통합형), 고령자(실버스테이·은퇴자 마을)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거 지원을 강화한다. 그냥드림 사업, 천원의 아침밥 등 생활밀착형 공공서비스를 확대해 국민 생활비 부담을 덜고 일상 속 복지 체감도를 높인다.
세 번째 전략은 '미래를 대비하는 사회보장기반 혁신'이다. 찾아가는 복지지원체계를 구축한다.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복지상담부터 신청까지 한 번에 연계되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정부·지자체·서비스 제공기관이 활용할 맞춤형 인공지능을 도입해 복지행정을 자동화한다. AI 기반 의료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활용을 강화해 지역 의료격차를 완화한다. 신청주의를 개선해 보편적 급여는 별도 신청 없이 자동지급하고 선별급여도 자동지급으로 단계적 전환한다. AI를 활용해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생성형 AI 기반 상담과 모바일 신청 시스템을 확대한다.
지방분권시대 균형발전을 위해 인구감소지역에 재정을 차등 지원하고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배분 체계를 개편한다.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게 복지사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역 전문가 상담과 제도 설계를 지원하고 중앙-광역-기초지자체 간 사회보장 제도 논의 체계를 마련한다. 사회보장위원회 산하에 '지역복지전문위원회'를 설치한다.
사회보장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제고, 건강보험 부과기준 합리화, 고용보험 소득기준 관리체계 개편 등 재정 안정화 방안을 마련한다. 사회복지지출(SOCX) 산출 주기를 격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중장기 재정 이슈를 평가·분석하는 '사회보장 재정포럼'을 신설한다. 행정데이터 활용과 접근성을 높여 근거 기반 정책을 지원한다.
정부는 연차별 시행계획을 마련해 개별 과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전략별 핵심 성과지표를 선정·관리할 계획이다. 삶의 만족도(6점 이상 응답자 비율)를 2025년 80.8%에서 2030년 85%로,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율(GDP 대비)을 2024년 15.3%에서 2030년 16.5%로 높이는 것을 대표 목표로 설정했다. 상대적 빈곤율, 고용률, 자살률, 사회적 고립감 등 모니터링 지표도 함께 관리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AI 대전환과 인구구조 변화 등 새로운 시대적 전환 속에서 국민 삶의 불안을 줄이고 누구나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득·돌봄·의료 등 삶의 핵심 영역에서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회보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정계획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안내되고 사회보장위원회 누리집(www.ssc.go.kr)에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