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 금융 시장에 대대적인 규제 칼날이 내려졌다. 최근 중국인민은행과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을 비롯한 8개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금융상품 온라인 판매 관리방법'이 그 핵심이다. 이번 조치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각종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감독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관련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총 7장 39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관리방법은 금융기관과 제3자 인터넷 플랫폼 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터넷 플랫폼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위탁받은 판매 업무를 다시 다른 업체에 넘길 수 없도록 제한됐다. 또한 소비자에게 상품 가입 창구를 제공할 때는 반드시 해당 금융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로 연결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플랫폼이 사실상 판매 과정을 좌지우지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판매 콘텐츠에 대한 규제도 한층 엄격해졌다. 금융기관은 온라인에서 파는 모든 상품과 그 내용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내부 심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플랫폼은 금융기관이 최종 승인한 내용만을 그대로 전달해야 하며 함부로 수정할 수 없다. 특히 블로그와 라이브방송, 짧은 동영상(쇼츠) 등 새롭게 부상한 채널에서의 금융상품 판매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금융기관 소속이 아닌 일반인은 이들 채널을 통해 판매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제한됐다.
판매 과정에서 플랫폼의 발언권도 크게 축소됐다. 금융기관은 플랫폼과 협력하기 전에 해당 플랫폼에 대한 평가와 관리 의무를 지닌다. 플랫폼은 판매 계약 체결이나 자금 입출금, 고객 신용 평가, 대출 한도 산정 등 핵심 금융 업무에 개입할 수 없으며 소비자에게 투자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플랫폼 화면에는 실제로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의 명칭과 정보를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눈에 띄게 표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강화가 중국 금융상품 온라인 판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외형 확장에만 몰두했던 디지털 금융이 이제는 합법성과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이 글로벌 금융 플랫폼 규제 논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