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에볼라바이러스병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중점검역관리지역을 확대하고 검역을 강화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위험도를 기존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하고 우간다의 위험도도 ‘높음’으로 평가한 데 따른 조치다.
WHO 긴급위원회는 지난 5월 22일 회의를 열고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 북키부주, 남키부주에서 900명 이상의 의심 사례가 발생했으며,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도 확진자 5명(사망 1명 포함)이 보고된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5월 19일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남수단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5월 26일부터 에티오피아와 르완다를 추가해 총 5개국으로 확대했다.
이들 국가를 방문하거나 체류한 모든 입국자는 검역관에게 Q-CODE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건강 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특히 에티오피아를 제외한 4개국은 우리나라와 직항편이 없어 제3국을 경유해 입국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유 입국자에 대한 검역도 강화하기로 했다. 내국인의 경우 통신사 로밍 정보를 활용하고, 외국인의 경우 법무부 사증발급 정보를 제공받아 중점검역관리지역 체류 이력을 더 정확히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질병관리청은 중점검역관리지역 출입국자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의료기관에는 해외 여행력 정보시스템을 제공해 입국 후 자진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문자를 받은 입국자는 반드시 검역관에게 건강 상태를 신고해야 하며, 입국 후 21일간 잠복기 동안 발열, 복통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나 보건소로 신고하고 안내를 받아야 한다.
외교부는 DR콩고 이투리주에 대해 5월 22일 오후 2시 이후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여행금지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하면 여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DR콩고의 경우 북키부주, 남키부주, 이투리주 등 일부 지역은 여행금지(4단계)가 내려졌고, 우간다는 전체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가, 남수단과 에티오피아 일부 지역은 출국권고(3단계)가 적용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국내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24시간 중앙-지자체 신속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의심 증상으로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국 여행력과 역학적 연관성을 조사한 뒤 병원체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국 38개소에 지정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즉시 이송된다. 의료기관에서 의심환자를 진료할 때는 의료진이 반드시 개인보호구(장갑, N95 동급 마스크, 안면보호구, 가운 등)를 착용하고 자상 사고 등 감염 노출을 예방해야 한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출혈성 질환으로, 제1급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잠복기는 2일에서 21일까지이며, 초기에는 발열, 식욕부진, 근육통, 두통 등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나다가 오심,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 증상과 출혈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명률은 25%에서 90%까지로 바이러스 유형과 보건의료체계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치료는 대증치료가 기본이며 미국에서 승인된 항체치료제 2종이 있고, 백신으로는 WHO와 유럽의약품청이 승인한 자이레 에볼라 백신 2종이 사용된다.
정부는 유행지역을 방문하거나 방문 예정인 국민을 위해 감염예방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방문 전에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에서 여행경보 정보를 확인하고, 중점검역관리지역과 검역관리지역(케냐, 탄자니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방문 중에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아픈 사람이나 야생동물(박쥐, 원숭이, 침팬지 등)과의 접촉을 피하며, 동굴 체험을 자제하고 현지에서 성접촉을 삼가야 한다. 입국 후 21일 이내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1339나 보건소에 연락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우리나라는 WHO 권고와 국제 동향을 기반으로 중점검역관리지역 지정, 제3국 경유 입국자 대상 타겟 검역, 출입국자 및 의료기관 정보 제공 등 다른 주요 국가와 비교해 한층 강화된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대책반을 통해 유행지역의 발생 현황 등 최신 정보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주기적인 위험평가를 통해 위기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하겠다”며 “아프리카 발생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니 해당 국가를 방문했거나 방문 예정인 국민은 정부가 안내하는 감염예방수칙을 잘 숙지해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