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손 갈아타면 좋아요?” 자율 선택 앞두고 ‘소비자 안내’ 관건

“실손 갈아타면 좋아요?” 자율 선택 앞두고 ‘소비자 안내’ 관건
11월부터 재가입 조건이 없는 초기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를 위한 ‘선택형 할인 특약’과 ‘계약전환 할인’ 제도가 시행된다.
지난 6일부터 판매 중인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은 급여 입원과 중증 비급여 보장은 유지·강화하되, 급여 통원은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하고 비중증 비급여는 자기부담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금융당국은 5세대 실손보험료가 현행 4세대 대비 약 30%, 기존 1·2세대 대비 50% 이상 저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는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 일부 보장을 제외해 보험료를 낮추는 ‘선택형 할인 특약’을 선택하거나,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해 일정 기간 보험료를 할인받는 ‘계약전환 할인’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대상은 2013년 3월 이전 체결돼 약관 변경, 즉 재가입 조건이 없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다.
선택형 할인 특약은 기존 계약을 유지하되 원하지 않는 일부 보장을 제외하고 보험료를 할인받는 방식이다. 선택 항목은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물리치료·체외충격파치료 및 비급여 주사제 면책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면책 ▲자기부담률 20% 적용 등이다. 금융당국은 세 가지 옵션을 모두 선택할 경우 1세대 보험료는 약 40%대, 2세대는 약 30%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계약전환 할인(계약재매입)은 기존 계약을 5세대로 완전히 전환하는 방식이다. 재가입 주기가 없는 1·2세대 가입자가 5세대로 전환할 경우, 5세대 보험료가 3년간 50% 할인된다. 이 제도는 11월부터 6개월간 시행한 뒤 연장 여부를 검토한다.
한 보험설계사는 “5세대 실손보험은 보장이 줄고 자기부담금이 늘어난 만큼 고객에게 설명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라며 “오래된 실손보험 계약은 담당 설계사가 그만두거나 은퇴한 경우도 많고, 계약이 이관돼도 새 담당자가 직접 안내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보험사 안내만으로는 고객이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소비자 선택권 보완 장치를 두고 있다.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한 뒤 이전 계약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최대 6개월 이내 전환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6개월 이내 기존 계약으로 환원이 가능하고, 전환 청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는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더라도 기존 계약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전환을 철회하면 전환 계약과 기존 계약 간 보험료 차액을 정산해야 하며, 전환 이후 발생한 사고는 기존 계약에서 보장된다. 전환 신청을 철회하면 향후 전환이 제한될 수 있어 가입자는 전환 전 보장 범위와 자기부담률, 향후 의료 이용 가능성을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
한 보험학계 관계자는 “이번 할인 혜택이 5세대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인 만큼, 1·2세대에 잔류하는 가입자를 위한 보완책은 나오기 어렵다”며 “정부가 보험료 인상률 캡(상한선 25%)을 낮추지 않는 한, 결국 1·2세대 가입자는 불어나는 보험료를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의료계의 비급여 통제(체외충격파 실손 청구 횟수 제한) 논의에 대해서도 “비급여는 가격 통제가 쉽지 않아 횟수를 제한하면 가격을 올리는 등 공급자인 의료계가 키를 쥐고 있다”며 “하나를 통제하면 또 다른 비급여가 생기는 구조에서 공급자 관리가 배제된 수요자 중심 통제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2세대 가입자 중 의료 이용량이 적은 사람들이 4·5세대로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4세대 출시 때도 매년 몇십만 건씩 전환이 있었음에도 1·2세대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다”며 “보장 범위와 손해율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5세대에서 비중증 비급여의 자기부담률을 높였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가격을 의식해 의료기관과 치료 횟수를 선택하게 된다”며 “비급여 시장의 가격 기능을 회복하고 과잉 의료비와 실손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실손보험 제도가 정착되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