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상품을 선택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풍속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보장 범위나 보험료 같은 상품 본연의 조건을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온라인 공간에서 실제 가입자들이 남긴 사용 후기가 상품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달 앱에서 별점을 확인하듯, 금융상품인 보험 시장에서도 타인의 경험담이 브랜드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보험 상품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한다. 보험은 일반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약관과 정보 비대칭이 큰 상품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은 전문 용어가 가득한 설명서보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실제 경험을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보험사를 거명하며 가입 과정의 친절도나 사후 서비스에 대한 상세한 후기가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이는 별도의 평가 플랫폼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형성된 온라인 여론이 검증되지 않은 채 확산할 때 발생한다. 개별적인 특수 사례나 주관적인 불만이 전체 상품의 문제처럼 포장돼 퍼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자극적인 후기 하나가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보험사들은 평판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가능하지만, 일상적으로 올라오는 이용 후기나 꿀팁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이다. AI가 여러 출처의 부정확한 정보를 취합해 마치 정답인 것처럼 제시하면서 억지 민원을 유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불필요한 민원 처리에 더 많은 자원을 소모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시장의 혼탁함을 정화할 주체가 마땅치 않아 보험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경험 공유 활성화가 시장 투명성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예기치 못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