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B손보, 장기보험 시장에 새 바람…'만기 후 무심사 재가입' 첫 도입

장기보험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DB손해보험이 국내 보험사 최초로 선보인 '만기 후 재가입 제도'가 보험료 부담을 낮추면서도 장기적인 보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이달부터 전속 및 법인보험대리점(GA) 조직을 통해 본격적인 안내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초기 계약 기간을 비교적 짧게 설정해 보험료를 대폭 낮춘 데 있다. 기존 장기보험 대비 초기 부담을 약 30% 수준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만기 시점에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100세까지 보장을 연장할 수 있는 구조가 특징이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보험료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무심사 재가입' 조항이다. 계약자가 만기 이전에 재가입 의사를 밝히면 보험사는 계약 기간 중 발생한 질병이나 상해를 이유로 가입을 거절할 수 없다. 암이나 뇌혈관·심장 질환 같은 중대 질병이 발생했더라도 계약 조건만 충족하면 보장이 계속된다. 보험금 청구로 소멸된 담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보장 항목이 동일한 조건으로 유지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고령화 사회에서 더욱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 증가와 함께 '젊을 때 가입하고 오래 보장받는다'는 소비자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실손의료보험 시장에서도 재가입형 구조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비갱신·100세 만기 구조에서 벗어나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재가입 방식이 확산되는 흐름과 맞물린다.

다만 향후 손해율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무심사 재가입 구조 특성상 고위험 계약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장기적인 위험률 관리와 보험료 체계 안정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제도가 단순한 상품 변화를 넘어 장기보험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저출산·고령화와 의료비 증가 추세 속에서 보험사들이 '초기 가입 문턱 완화'와 '장기 유지' 사이의 균형을 찾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다른 보험사들도 유사한 재가입 구조를 검토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만기 후 재가입 제도'가 향후 장기보험 경쟁의 핵심 변수로 자리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