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5월 21일 경상북도 영천시 고경면에서 '벼 마른논 써레질' 모내기와 '골타기(요철골) 드론 담수직파' 기술 현장 연시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립식량과학원장, 영천시 관계자, 농업인 50여 명이 참석해 마른 논에서 드론을 활용한 볍씨 파종과 일반 모내기 작업을 지켜봤다.
마른논 써레질은 논에 물을 채우지 않은 마른 상태에서 흙을 부수고(로터리) 고르는(균평) 작업을 완료한 후, 모내기 직전에 물을 대고 벼를 재배하는 기술이다. 기존 무논 써레질은 논에 물을 댄 후 다시 흙을 부수고 고르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마른논 써레질은 이 과정이 생략돼 작업기간이 단축되고 농기계 사용도 줄어든다.
이 기술의 효과는 분명하다. 무논 써레질에 비해 농기계 에너지 사용량이 약 17.7% 줄어들고, 토양 내 메탄 배출량도 14.0% 감소한다. 또한 흙탕물 발생을 억제해 토양 부유 물질은 96%, 총 인 성분 유출은 86%까지 줄여 하천 생태계 보호에도 기여한다. 작업기간도 5일가량 단축돼 농가의 노동력 부담을 덜어준다.
이날 함께 선보인 골타기 담수직파 재배는 마른논 상태에서 로터리와 균평 작업이 끝난 뒤 오목볼록한 모양의 골을 만들어 물을 대고 볍씨를 바로 뿌리는 방식이다. 기존 담수 산파는 볍씨를 물 위에 흩어 뿌려 입모율이 75~80%에 그쳤지만, 골타기 방식은 골 안에 볍씨가 안착해 85~90%로 안정적인 뿌리내림을 확보한다. 여기에 드론을 활용하면 파종 작업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지난해 8개소에서 시작한 마른논 써레질 기술을 올해 신기술 시범사업을 통해 경북을 포함한 9개 시도, 12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사업 대상 지역은 경기(파주·화성), 강원(횡성), 충북(청주·보은), 충남(홍성), 전북(임실), 전남(강진·완도), 경북(영천), 경남(사천), 인천(강화) 등이다. 골타기 담수직파는 올해부터 충남 보령과 충북 진천에서 현장 실증을 시작했다.
마른논 써레질의 작업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쟁기로 논을 갈고(경운), 마른 상태에서 로터리와 균평 작업을 한 뒤 물을 대고 모내기 또는 직파를 한다. 균평 작업은 레이저나 GPS 장비를 이용하며, 매년 할 필요 없이 3년에 한 번만 해도 된다. 담수 후에는 잡초 발생을 막기 위해 가능한 빨리 물을 대는 것이 좋고, 이앙 전 논물 높이는 5~8cm를 유지한다. 이앙 후에는 곧바로 물을 대지 말고 1~2일 지난 후 천천히 물을 공급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을 저탄소 농업기술로 인증받았다. 지난해 '농업환경 보전 프로그램' 활동 기술로 등록했고, 올해는 '저탄소 농산물 인증제'의 저탄소 농업기술로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농가가 마른논 써레질을 적용하면 10a당 3만 원의 활동단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시범사업은 '노동력 분산 및 생산비 절감 마른논 써레질 재배단지 조성 시범'이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이다. 올해 12개 시군에서 100ha 규모로 시작해 2030년에는 벼 재배면적의 14%인 10만ha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통해 농가당 연간 작업기간 단축과 경영비 절감 효과가 5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립식량과학원 김병석 원장은 "마른논 써레질은 기후 위기와 에너지 공급망 불안 속에서 탄소 배출과 농가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라며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 기술과 탄소 감축 기술이 현장에 널리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시회에서는 마른논 써레질로 조성된 논에서 드론을 이용한 벼 골타기 담수직파와 일반 모내기 작업이 시연됐다. 참석자들은 작업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기술의 효과성을 체감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도 현장 연시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농업인에게 기술을 홍보하고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