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사려는 무주택자는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까지 미룰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이 5월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5월 29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12일 발표된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다. 기존에는 실거주 유예 혜택이 일부 다주택자에게만 주어져 형평성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 대상을 모든 세입자 있는 주택으로 넓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나 주택을 거래할 때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지역을 말한다. 이 구역 안에서 주택을 사면 일정 기간 안에 실제로 거주해야 하는 '실거주 의무'가 따른다. 하지만 세입자가 들어 있는 주택을 매수하면 당장 입주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일정 조건 아래 실거주 시점을 늦춰주고 있다.
구체적인 유예 조건을 보면 매수자는 반드시 무주택 세대주여야 하며, 올해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매도자는 5월 12일 당시 임대 중이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주택의 소유자여야 한다.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올해 12월 31일까지 가능하며,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주택을 취득(등기)해야 한다.
실거주 유예 기간은 5월 12일 당시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다. 다만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반드시 입주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세입자와의 계약이 2027년 8월에 끝난다면 그때까지 실거주를 미룰 수 있지만, 계약이 2028년 5월 11일 이후로 끝난다면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하는 식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갭투자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갭투자는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산 뒤 실제로는 살지 않고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으로,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실거주 의무를 유지하면서도 선의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유예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지난 2월 12일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조치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당시에도 실거주 유예 혜택을 무주택자로 한정하고 유예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설정하는 등 정책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5월 29일부터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매하려는 사람은 관할 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할 때 실거주 유예를 함께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시에는 무주택 증명서류와 임대차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실수요자 보호와 투기 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주택자가 주택을 구입한 후 세입자를 내보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매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단기 차익을 노린 갭투자는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유예 조치의 적용을 받으려면 모든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해당되는 매도자와 매수자는 사전에 관할 관청이나 관련 기관에 문의해 정확한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