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동주택(아파트) 단지 내 설비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한국전력공사 등이 원칙적으로 24시간 이내에 임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화재나 침수 등 피해 규모가 큰 상황에서도 48시간 이내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전 대응 체계가 마련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는 지난 5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장기 정전사고(수전실 화재 원인)와 같은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아파트 환경에 적합한 지중설비 활용 등의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14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김성환 장관 주재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의 회의를 통해 마련됐다.
그간 아파트 단지 내부는 사적 설비로 분류돼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전기는 국민 생활의 필수재로서 장시간 정전이 지속될 경우 국민 일상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이 같은 정전사고 대비·대응책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한국전력공사는 신속한 정전 복구를 위해 지상변압기를 임시전주(전기 공사 시 일시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세우는 전봇대)에 설치하는 임시 복구 체계를 마련했다. 기존에는 아파트 내 설치 시 현장 상황에 따라 장시간이 소요되거나 복구 후 굴착공사 비용이 발생하는 등의 이유로 주민들이 임시전주 설치를 꺼리는 문제가 있었다.
둘째, 한국전력공사가 보유하거나 임대 가능한 응급복구 지원 설비에 대한 보유자재(전주, 전선, 변압기 등) 기준을 마련하고, 충분한 재고 물량을 확보해 필요 시 정전사고 현장에 즉시 출고할 수 있는 긴급 복구 지원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셋째, 사전 예방 활동으로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준공 25년 이상 된 대단지 아파트(1,000세대 이상)를 대상으로 오는 6월까지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수전실 내 변압기, 저압 배전반 등 주요 설비의 운영 상태 전반을 점검해 정전 가능성을 사전에 최소화할 계획이다.
넷째,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공사 유관단체 및 중앙·지방 정부가 참여하는 원팀(One-Team)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전주·변압기 등 응급지원 설비 설치, 수전설비 고장원인 분석 및 설비 상태 확인, 복구 시공 업체 신속 연계 등 신속한 정전 복구 지원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끝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정전 발생 시 긴급 복구 절차를 위해 기관별 역할 등을 기재한 통합 표준운영절차서(SOP)를 제정한다. 발생 가능한 모든 정전 상황에 대비하고, 실제 정전 상황을 고려한 모의훈련을 실시해 표준운영절차서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최근 3년간(2023~2025년) 아파트 정전은 연평균 127건 발생했으며,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원인별로는 기자재 및 차단기 동작에 의한 정전이 약 76.7%를 차지했고, 하계 폭염기간(7~8월)에 전체의 43%가 집중됐다. 정전 시간별로는 약 86%가 12시간 이내에 복구됐으며, 24시간 이상 지속된 경우는 4%에 불과했다. 또한 20년 이상 노후 아파트와 세대당 3kW 이하 용량 부족 아파트에서 전체 정전의 약 50%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공급 역량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그동안 한국전력공사 설비가 아니라 사각지대에 있었던 공용 아파트에서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24시간 이내 임시 복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