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이 다가오면서 도심에서 큰부리까마귀의 공격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5월 20일, 국민이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전국 지방정부에는 큰부리까마귀 생태 및 관리업무 안내서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큰부리까마귀는 지능이 높고 적응력이 뛰어난 텃새로, 최근 도심지에서 번식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매년 5월이 되면 아직 비행이 서툰 새끼가 둥지를 떠나 지면 가까이에 머무는데, 이 시기 부모 새는 둥지나 새끼 주변으로 접근하는 사람을 위협으로 인식해 머리와 목 부위를 향해 날아드는 강한 방어 행동을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큰부리까마귀 공격에 대비한 예방 행동을 당부했다. 우산·모자·헬멧 등 보호구를 착용하거나 가방을 머리 위로 들어 머리와 목을 가리는 것이 좋다. 둥지 근처에 경고 표지가 설치된 구간은 반드시 표시된 우회 경로를 이용해야 한다. 큰부리까마귀와 직접 눈을 마주치면 위협으로 인식하므로 시선을 피해 침착하게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음식물을 노출하면 큰부리까마귀를 유인할 수 있으므로 이동 중에는 음식을 삼가고, 위험 구간은 멈추지 말고 신속히 통과해야 한다. 이때 뛰지 않고 침착하게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지켜야 할 금지 행동도 있다. 큰부리까마귀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도심 정착과 번식을 촉진하고 공격 행동을 강화하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둥지나 새끼를 만지는 것도 금지된다. 사람의 냄새가 묻으면 부모 새가 새끼를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대기나 팔을 휘두르거나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등의 위협 행위는 큰부리까마귀의 공격성을 급격히 높이므로 삼가야 한다. 독극물을 먹이로 배치하거나 무허가로 포획을 시도하는 행위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만약 큰부리까마귀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우선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뒤 119 안전센터나 지방정부 환경부서에 신고해야 한다. 부상이 있을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신고할 때는 둥지나 새끼 발견 위치, 피해 발생 장소와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리면 추가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방정부의 현장 대응을 돕기 위해 배포하는 '큰부리까마귀 생태 및 관리업무 안내서'에는 큰부리까마귀의 생태 특성, 피해 유형, 관리 전략, 국민 안전 행동 요령, 민원 처리 절차 등이 담겼다. 큰부리까마귀는 몸길이 56.5cm로 국내 까마귀류 중 가장 크며, 전체적으로 검고 광택이 있다. 윗부리가 크고 굽어 있으며 이마와 부리의 경사가 심해 직각으로 보인다. 번식기는 3월부터 7월까지이고, 새끼 독립 시기는 5월에서 7월 사이이다. 잡식성으로 낟알, 과실, 죽은 동물의 사체, 곤충류, 조류의 알과 새끼 등 다양한 먹이를 먹으며, 학습·기억 능력이 뛰어나 먹이 위치와 위험 패턴을 기억하고 행동을 조정한다. 도심에서는 전선, 가로수, 건물 구조물을 휴식처나 둥지 장소로 활용하고, 음식물 쓰레기 등 풍부한 먹이 자원을 이용한다.
안내서는 도심에서 큰부리까마귀로 인해 발생하는 공격, 쓰레기 훼손, 배설물 오염, 소음 등 다양한 갈등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지자체와 유관기관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주요 원인으로는 음식물 쓰레기 등 풍부한 먹이, 도시 녹지 확대, 천적 감소, 기후변화에 따른 생존율 증가, 높은 지능과 적응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리 원칙은 단순 포획·퇴치보다 비살상 관리, 먹이원 차단, 번식기 안전관리, 데이터 기반 대응, 생물다양성과의 균형을 우선한다. 구체적인 관리 방안으로는 번식기 위험 구간 지정, 경고 표지와 우회 동선 안내, 시민 행동 요령 홍보, 음식물 쓰레기 노출 차단, 민원 집중 지역 GIS 관리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국립생물자원관은 서울대학교 연구팀과 협력해 수도권 큰부리까마귀 서식 정보를 수집하고, 도심 내 개체군 분포와 공격 행동 발생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추가적인 피해 예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반 국민도 큰부리까마귀 정보 수집에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생물자원관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이채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매년 반복되는 큰부리까마귀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전 행동 요령 숙지와 현장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라며, “앞으로도 국민 안전 확보와 야생생물 공존을 위하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