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정가’와 ‘할인율’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표시되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 4개사(쿠팡, 네이버, G마켓, 11번가)를 대상으로 가격 할인광고 실태를 조사하고,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표시 관행을 개선하도록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다양한 할인행사가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할인가와 할인율 표시·광고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4년간(2022~2025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관련 상담은 총 606건에 달한다.
소비자원이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4개 쇼핑몰에 입점한 설 선물세트 800개 상품의 가격 변동을 분석한 결과, 12.8%(102개)가 할인 기간에 정가를 인상해 할인율을 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6개)는 정가를 할인행사 이전의 2배 이상 부풀렸고, 최대 3배 이상 인상한 사례도 확인됐다. 예를 들어, 한 상품은 정가를 3만 원에서 11만 4000원으로 280% 인상한 뒤 할인율을 35%에서 84%로 표시했다. 다른 상품은 정가를 84만 3610원에서 273만 7470원으로 224.5% 올려 할인율을 26%에서 71%로 과장했다.
쇼핑몰별로 보면 쿠팡이 23.0%(46개)로 부당 표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네이버 13.0%(26개), G마켓 9.0%(18개), 11번가 6.0%(12개) 순이었다. 현행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에 따르면 할인율을 과장하기 위해 정가를 올려 표시하는 행위는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
시간제한 할인행사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쇼핑몰 4개사가 운영하는 시간제한 할인상품 535개를 분석한 결과, 20.2%(108개)는 행사 종료 후에도 가격이 같거나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7.9%(96개)는 행사 종료 다음 날에도 같은 가격이 유지됐고, 2.2%(12개)는 가격이 더 내려갔다. 행사 종료 7일 후에도 12.0%(64개)는 행사 가격과 동일했고, 1.5%(8개)는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쇼핑몰별로는 네이버가 37.0%(37개)로 가장 높았고, 11번가 35.4%(52개), G마켓 14.3%(15개), 쿠팡 2.2%(4개) 순이었다.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은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에 시간제한이 있다고 거짓으로 알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가격 표시 방식에서도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쿠팡과 G마켓은 할인가가 정가와 같음에도 정가에 취소선을 그어 마치 가격이 인하된 것처럼 표시했다. 또 쿠팡, 네이버, G마켓은 특정 조건(할인쿠폰 적용, 유료 멤버십 가입, 특정 제휴카드 결제 등)을 충족해야 적용되는 최대 할인율만을 표시해, 누구나 일반적으로 적용받는 혜택으로 오인하게 했다.
할인쿠폰 관련 안내도 미흡했다. G마켓만이 쿠폰 발급 과정에서 유효기간과 사용조건을 즉각 안내했고, 나머지 3개사는 상품 상세페이지 내 관련 안내가 없거나 별도 메뉴를 통해야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가 조건을 직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웠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및 4개 쇼핑몰과 간담회를 열고, 가격할인 표시방식 개선을 권고했다. 주요 내용은 네 가지다.
첫째, 할인율을 부풀리기 위해 정가를 자의적으로 조정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상품 상세페이지에 정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종전거래가격, 공식판매처 실제 판매가격, 시가 등)을 추가하도록 했다. 판매자 상품등록 화면에도 정가 관련 설명과 함께 허위·과장 표기 시 법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경고문구를 추가해 실제 근거 있는 정가를 입력하도록 안내했다.
둘째,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를 기준으로 할인율을 표시하고, 조건부 할인가를 표시할 때는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을 인접한 위치에 함께 명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적용받을 수 있는 최저·최대 할인율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했다.
셋째, 할인쿠폰 발급 과정에서 유효기간, 사용조건(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1일 적용 가능 횟수 등) 등 주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하도록 했다.
넷째, 가격 할인 광고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 부당 표시·광고를 신속히 발굴·조치하고,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 배포·교육을 실시해 자율적 준수를 유도하도록 했다.
4개 쇼핑몰은 이번 개선 권고를 수용하고 이행계획을 제출했다. 공정위는 실태조사에서 법 위반 소지가 확인된 입점업체에 즉시 자진시정을 유도하고, 향후 동일·유사 행위를 반복할 경우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구매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격 및 할인율에 대한 잘못된 표시 관행을 해소해 일상 소비생활에서 소비자 오인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입점업체도 플랫폼의 안내에 따라 객관적 근거가 있는 정가와 할인율을 정확히 표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에게는 가격 비교 사이트 등을 활용해 구매하려는 상품의 평균 판매가와 가격 변동 추이를 점검한 후 신중히 구매할 것을 권했다.
앞으로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상호 협력해 대규모 할인행사 전후로 온라인 쇼핑몰 가격할인 실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허위·과장 표시가 확인되면 신속히 시정해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