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충북 충주시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5월 15일 이 사실을 발표하고 위기 경보 단계를 기존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주의' 단계는 기존 발생 지역에서 새로운 사례가 나왔을 때 적용되며, 이후 확산 정도에 따라 '경계'나 '심각'으로 상향될 수 있다.
이번에 병이 확인된 과수원은 면적이 0.22헥타르(ha)로 비교적 작은 규모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가 지난 5월 14일 정기 예찰 기간 중 농가 신고를 받고 간이 검사를 진행했고, 충북농업기술원의 정밀 유전자 분석을 거쳐 최종 확진됐다. 해당 과수원은 공적 방제 절차에 따라 전량 매몰 처리될 예정이다.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주로 발생하는 세균병이다. 잎, 꽃, 가지, 열매가 붉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마르는 증상을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지 병해충으로 지정돼 발견 즉시 매몰 등 강력한 방제 조치가 이뤄진다.
확산을 막기 위해 충북농업기술원과 충주시농업기술센터는 5월 19일까지 발생지 주변 2km 이내 모든 과수원을 대상으로 긴급 정밀 예찰을 실시한다. 해당 지역에는 사과·배 재배 농가 49곳, 면적 26.8ha가 포함돼 있다. 농촌진흥청은 5월 15일 오전 8개 도 농업기술원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참여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과수화상병은 135개 농가, 55.4ha에서 발생했다. 이는 2024년보다 농가 수는 83%, 면적은 64% 줄어든 수치로, 전체 사과·배 재배면적(약 4만ha)의 0.1%에 불과해 과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역대 최대였던 2020년에도 발생 면적이 재배면적의 0.97%였지만 수급 불안은 없었다.
올해도 감소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당국은 한층 강화된 예찰·방제 체계를 운영 중이다. 농업인과 농작업자는 필수로 병해충 예방 교육을 이수하고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하며, 사과·배 재배 농가는 자가 예찰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 또 방제 명령이 내려지면 7일 이내에 폐원을 완료해야 하고, 상습 발생 지역은 매몰 기간이 5일 이내로 단축됐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도 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다음 달 27일부터 7월 31일까지를 ‘과수화상병 확산 차단 현장 대응 집중 기간’으로 정했다. 매주 수요일을 ‘예찰의 날’로 지정해 문자 알림을 보내고, 농업인이 직접 나무 상태를 살펴보고 신고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당국은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반드시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나 농작물 병해충 신고 전국 대표전화(1833-8572)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식물방역법 개정에 따라 소극적으로 대처한 농가는 손실보상금이 줄어드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채의석 과장은 “올해 기상 조건을 고려할 때 기존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과수화상병이 예상된다”며 “사과·배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그동안 새로운 지역에서도 꾸준히 발생해 온 만큼 미발생 시군에서도 예찰과 방제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