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유럽 주요국과 손을 잡고 해외로 빠져나간 체납세금 환수에 본격 나섰습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5월 8일부터 13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 벨기에 브뤼셀, 영국 런던을 차례로 방문해 각국 국세청장과 양자회의를 열고 '징수공조 실무협정'(MOU)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순방은 그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됐던 징수공조 네트워크를 유럽까지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MOU 체결을 계기로 우리 국세청은 유럽에 재산을 둔 체납자에 대한 정보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임 청장은 각국 청장과의 회의에서 실제로 해외 재산 추적과 환수 절차가 진행 중인 구체적인 사례를 논의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활동하다 세금을 체납하고 유럽 리그로 이적한 외국인 프로 운동선수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우리 국세청의 징수공조 요청에 따라 해당 선수의 본국 과세당국이 그 나라에 있는 재산을 압류하는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임 청장은 상대국 청장에게 우리 측의 정당한 집행권원을 설명하고 신속한 공조를 당부했습니다.
또 다른 내국인 고액체납자는 명단이 공개됐음에도 장기간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해외 여러 곳에서 차명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내국인 사업가는 국내에서 기술을 제공한 대가를 해외 법인 명의 계좌로 돌려받고 어느 나라에서도 세금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임 청장은 이들에 대해 양국 과세당국이 신속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필요하면 동시에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동시 세무조사는 두 나라의 과세당국이 조세 탈루 혐의자에 대해 긴밀히 조율하며 동시에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각국 조사관이 자국 영토 안에서 법령에 따라 조사하고, 상대국에 도움이 될 정보를 서로 교환합니다. 이번 협정을 통해 동시 세무조사로 해외 은닉재산이 드러나면 징수공조를 요청해 체납세금을 실제로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 청장은 첫 방문지인 헝가리에서 페렌츠 바구이헤이 청장과 제4차 한-헝가리 국세청장회의를 열었습니다. 헝가리는 우리나라와 최초로 수교한 동유럽 국가로, 배터리·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300개 이상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는 핵심 경제 파트너입니다. 임 청장은 현지 진출 우리 기업이 부가세 환급 증빙자료 수집 등에서 겪는 어려움을 전달하고, 헝가리 국세청이 최근 상호합의 절차에 적극적으로 임해 이중과세 문제를 신속히 처리한 점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양국 국세청은 이번에 징수공조 실무협정을 새로 체결하고, 기존 세정협력 실무협정도 갱신해 실무자급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조세행정 디지털 혁신 사례를 공유하며 전자세정 발전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헝가리 국세청은 우리 국세청의 빅데이터 기반 체납자 적발 시스템과 AI를 활용한 탈세 혐의자 분석 기법 개발 계획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임 청장은 헝가리 국세청이 관세, 지방세, 사회보험료, 벌금 등 폭넓은 국세외수입 징수 업무를 맡고 있는 점에 주목해 관련 설명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어 임 청장은 5월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필립 반 데 벨데 청장과 처음으로 한-벨기에 국세청장회의를 열었습니다. 올해는 우리나라와 벨기에가 수교 125주년을 맞는 해로,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인적 교류가 늘고 있습니다. 양국 청장은 협력을 지속 확대하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징수공조 실무협정에 처음 서명했습니다.
반 데 벨데 청장은 우리 국세청의 징수공조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국가 간 체납세금 관리와 국제공조 방안을 정기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OECD 산하 '체납 세금 관리 협의체' 참여를 제안했습니다. 이 협의체는 벨기에가 의장국을 맡고 있으며, 유럽 주요국 위주로 운영됩니다. 임 청장은 초청을 받아들여 차기 회의부터 적극 참여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벨기에는 바이오·이차전지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교역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임 청장은 우리 진출 기업에 대한 세정 지원을 요청하고 양국 기업의 세무 애로를 해소할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마지막 방문지인 영국에서는 5월 13일 존-폴 마크스 청장과 제3차 한-영국 국세청장회의를 열었습니다. 임 청장은 회의에 앞서 현지 진출 우리 기업과 세정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마크스 청장에게 직접 전달하며 실질적인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양국 국세청은 탈세제보 포상제도와 체납징수 현황 등 핵심 세정 현안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특히 국경을 넘은 체납자에 대한 효율적인 강제징수를 위해 징수공조 실무협정을 체결하고, 자국에 있는 상대국 체납자의 재산 환수 작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고위급 및 실무자급 교류를 지속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국세청은 새 정부 들어 결실을 맺고 있는 체납자의 해외 재산 환수 작업이 이번 유럽 3개국과의 징수공조 실무협정 체결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세무상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세정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하고 공고히 해 나갈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