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5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대비한 '2026년도 여름철 주요 방재기상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평균) 전국 평균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 집중호우 발생 빈도가 1970년대에 비해 약 2~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상특보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1시간 누적강우량 100mm를 넘는 극단적 호우도 2024년 16회, 2025년 15회 발생해 일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올여름부터 폭염·열대야·호우·태풍 등 위험기상에 대한 대응 수준을 한층 높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폭염특보에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신설된 점이다. 기존에는 주의보와 경보로만 운영됐지만, 이제는 일최고체감온도 38℃ 또는 일최고기온 39℃ 이상이 단 하루만 예상되어도 곧바로 중대경보가 발령된다. 이는 건강한 사람을 포함한 전 국민에게 사망 등 중대 피해 위험이 현저히 높은 상황임을 알리는 최고 수준의 경고다.
또한 야간에도 더위가 지속돼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점을 감안해 '열대야주의보'도 새로 도입된다. 열대야주의보는 밤최저기온이 25℃(인구 50만 이상 대도시·해안·도서지역 26℃, 제주도 27℃) 이상으로 하루만 예상되어도 발표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날 밤이 열대야였을 경우 일최고체감온도가 같더라도 온열질환자가 최대 9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폭염 시간대 정보(체감온도 33℃ 이상)를 방재기상플랫폼을 통해 관계기관에 추가 제공해 현장 대응을 지원할 계획이다.
호우 분야에서는 '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 단계가 신설된다. 1시간 누적강수량이 100mm 관측되거나, 1시간 85mm와 15분 25mm가 동시에 관측되면 기존 호우 긴급재난문자보다 한 단계 높은 경고가 읍면동 단위로 발송된다. 이는 즉각적인 대피와 대응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기상청은 2~3일 전부터 호우 발생 가능성을 '높음-보통-조금' 세 단계로 지도에 표시해 제공하고, 예비특보·주의보·경보·긴급재난문자로 이어지는 5단계 호우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태풍 정보도 한눈에 알아보기 쉬워진다. 기존에는 태풍 강도를 1~5의 기호로만 표시해 일반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태풍 아이콘에 강도를 숫자로 직접 표기하고, 단계별로 색상을 달리 적용해 시민들이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특보구역은 22년 만에 대폭 세분화된다. 현재 183개 시군 단위 특보구역이 235개로 늘어난다. 수도권은 39개에서 48개, 강원도는 21개에서 29개, 충남권은 17개에서 20개, 전남권은 25개에서 34개, 경북권은 25개에서 35개, 경남권은 23개에서 30개, 제주도는 8개에서 10개 등으로 확대된다. 예를 들어 인천은 영종·남부·북부로, 파주는 서북부·동북부·남부로, 용인은 서북부·동북부·남부로 각각 나뉜다. 이를 통해 위험기상이 발생한 지역에 방재 인력과 자원이 보다 집중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우특보 해제예고 제도도 새롭게 시행된다. 그동안은 호우특보가 시작될 때만 정보가 제공되고 위험이 끝나는 시점은 알 수 없어 불편이 있었다. 앞으로는 호우특보 발표 시 해제 예상 시점을 3~6시간 단위로 미리 알려준다. 올해는 수도권 지역에서 먼저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폭염 상황에서 취해야 할 기본 행동수칙도 강화됐다. 평상시에는 '물, 그늘, 휴식'이 3대 기본 수칙으로, 갈증이 나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고, 더운 시간대(12~17시)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생존을 위한 3단계 수칙'인 중단·이동·확인(Stop-Move-Check)을 즉시 실천해야 한다. 모든 야외활동을 중단하고, 냉방시설이 있는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며, 가족과 이웃, 차 안에 남겨진 생명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지러움과 두통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위험기상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고, 국민들의 기상청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위험기상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자원과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