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약 시장에서 부양가족 수가 비현실적으로 많은 고가점 당첨자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대규모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은 2025년 7월 이후 분양한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 모든 분양단지와 기타지역 인기 단지 총 43개 단지, 2만5000세대를 대상으로 부정청약 의심 사례를 집중 조사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청약가점제에서 부양가족 수가 4명(25점)에서 6명 이상(35점)인 이른바 '만점통장' 당첨자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을 합산해 최대 84점으로 구성되는데, 최근 부모나 성인 자녀를 부양가족에 허위 등록해 점수를 높이는 사례가 적발된 바 있다. 주요 조사 사항은 위장전입, 위장결혼·이혼, 통장 및 청약자격 불법 매매, 문서 위조 등 청약 자격과 조건을 조작한 모든 부정행위다.
정부는 부양가족의 실제 거주 여부를 보다 정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뿐 아니라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부양가족의 전·월세 내역까지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다. 성인 자녀의 경우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에 기재된 직장·사업장 소재지를 통해 실거주지를 특정할 수 있으며, 부모는 최근 3년간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에 나온 병원·약국 이용 기록으로 실거주지를 확인한다. 또한 부양가족이 체결한 모든 전·월세 계약 내역과 주택 소유 여부도 실거주 검증에 추가로 활용된다.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점검 인력도 대폭 확대된다. 기존 8명이던 현장점검 인원을 15명으로 늘리고, 단지별 점검 기간도 하루에서 3~5일로 늘려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오는 2026년 6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성인 자녀를 활용한 단기간 위장전입 편법을 차단하기 위해 거주요건을 강화한다. 현재 부모는 3년 이상, 30세 이상 자녀는 1년 이상 주민등록표에 등재돼야 하지만, 앞으로는 성인 자녀의 거주요건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부정청약이 적발될 경우 제재 수준도 매우 강력하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당첨이 취소돼 분양받은 주택을 환수당한다. 또한 10년간 청약 자격이 제한되고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도 몰수된다. 정부는 민·형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적발된 부정청약 사례를 보면, 부모 소유의 창고건물을 여러 동으로 나눠 위장전입한 형제가 각각 다른 주택에 당첨된 경우나, 배우자를 장인·장모 집으로 위장전입시킨 후 부양가족에 포함시켜 당첨된 사례가 있었다. 또 성인 자녀를 자신의 좁은 집으로 위장전입시킨 뒤 부양가족 점수를 높이거나, 예비신혼부부로 허위 청약한 뒤 계약 후 혼인신고를 하고 법원에 혼인 무효 소송을 내 원래 신분으로 돌아간 사례도 확인됐다. 이혼 후에도 전남편 소유 아파트로 전입신고해 수십 회에 걸쳐 무주택자로 청약한 경우, 청약자격 매매 알선자에게 금융인증서를 넘겨 대리청약한 사례, 혼인신고일을 위조해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을 속인 사례 등 다양한 수법이 드러났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청약 시장의 공정성을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정청약 근절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체계적인 감시와 제도 개선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