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로 적발된 국제적 멸종위기 거북 28마리가 고향인 베트남으로 돌아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밀수로 적발되어 보호 중인 멸종위기 거북 4종 28마리를 오는 5월 12일 베트남 국립공원 내 종 보전시설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관되는 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가장 위험한 단계인 위급(CR) 등급으로 분류된 꽃상자거북 4마리와 인도차이나상자거북 2마리, 멸종위기(EN) 등급인 용골상자거북 10마리, 검은가슴잎거북 12마리 등 총 28마리다. 이들 모두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한 국제협약인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의 보호를 받는 종들이다.
이들 거북은 2023년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인천공항세관과 우편세관에서 밀수 시도가 적발되어 국립생태원으로 인계됐다. 국립생태원은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CITES 동물 보호시설에서 이들을 보호하며 건강 상태를 관리해왔다. 이번 이관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이들 종의 야생복원을 위한 중요한 보전 활동의 일환이다.
거북들이 이관될 곳은 베트남 북부 닌빈성에 위치한 꾹프엉 국립공원 내 거북보전센터다. 이 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담수 및 육지거북 보전시설로, 베트남과 인도차이나반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거북의 구조, 재활, 번식, 연구 및 교육을 전문으로 한다. 특히 일부 종은 자연 개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이 센터의 보전 프로그램이 해당 종의 존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이관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거북보전센터와 수용 가능 여부를 협의해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베트남 CITES 사무국에 공식 서한을 보내 수입허가를 요청하는 등 국가 간 협의를 마쳤다. 이관 대상 거북들은 올해 4월까지 검역 및 질병 검사 등 모든 수출입 절차를 완료했으며, 5월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발한다.
베트남 현지 거북보전센터에서는 이관된 거북을 대상으로 야생복원 재활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훈련 결과에 따라 건강한 개체는 보호구역에 방사하거나, 종 보전 프로그램에 활용할 예정이다. 거북보전센터는 자연 서식 환경과 최대한 유사한 사육환경을 제공하며, 구조된 개체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야생 행동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2021년부터 밀수되거나 유기된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CITES 동물 보호시설을 운영해왔다. 2023년 12월 미국으로의 첫 이관을 시작으로, 이번 베트남 이관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보호 중인 야생동물을 해외 전문기관으로 이관했다. 지금까지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서벌, 중국장수도롱뇽, 돼지코거북, 각종 도마뱀과 악어 등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이관됐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앞으로도 밀수되거나 유기된 CITES 동물의 원산지 이관 등 국제적인 복원 활동을 확대하여 생물다양성 보전에 더욱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관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보전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