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술병에 경고문구뿐만 아니라 경고그림도 함께 표시되고, ‘음주운전 금지’ 경고도 추가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과 고시를 5월 4일 확정하고,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6년 11월 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법령 개정은 음주로 인한 건강상 위험과 음주운전 등 사회적 폐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국내외 사례 분석, 전문가 단체 자문, 대국민 설문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으며, 국민건강증진정책위원회 산하 음주 폐해예방 정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0일간의 입법예고를 마친 뒤 최종 확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경고그림 도입이다. 기존에는 문구로만 경고를 표시했지만, 앞으로는 그림을 함께 표시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됐다. 경고그림은 글자보다 눈에 잘 띄고 전달력이 높아 음주의 위험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음주운전 금지’ 문구 또는 그림이 새로 추가돼 기존의 건강상 위험, 임신 중 음주 위험에 대한 경고와 함께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동시에 환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경고문구의 글자 크기도 확대된다. 이는 경고문구를 더 읽기 쉽게 하여 소비자가 음주의 건강 위해성을 더 잘 인식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용기 용량에 따라 글자 크기가 세분화됐는데, 300㎖ 이하 용기는 8pt 이상, 300㎖ 초과 500㎖ 이하는 10pt 이상, 500㎖ 초과 1,000㎖ 이하는 14pt 이상, 1,000㎖ 초과는 16pt 이상으로 표시해야 한다. 특히 전면 코팅 용기(캔류, 코팅 병 등)는 같은 용량 기준보다 2pt 이상 크게 해야 한다.
경고문구는 사각형 선 안에 한글로 ‘경고:’라고 표시한 후 건강상 위험, 음주운전 위험, 임신 중 위험 중 선택해 기재해야 하며, 세 가지 내용이 모두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경고문구 예시로는 ‘알코올은 발암물질로 지나친 음주는 간암, 위암 등을 일으킵니다’, ‘음주운전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의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등이 있다. 경고그림은 원형 안에 표시하며, 문구와 함께 표시할 때는 연속적으로 보이도록 배치해야 한다.
색상 기준도 명확히 정해졌다. 경고문구 사각형 테두리 내부 배경은 테두리 외부 색상과 보색 관계에 있거나 유사하게 명확히 구분되는 선명한 색상을 사용하고, 경고문구는 내부 배경색과 보색 관계인 선명한 색상으로 표시해야 한다. 경고그림 중 음주운전 및 임신 중 음주를 나타내는 그림은 검은색, 원 내부 배경은 흰색, 원 테두리와 대각선은 빨간색으로 한다. 글자체는 고딕체가 사용된다.
표시 위치는 상표에 표기하는 경우 상표 하단에, 스티커를 사용하는 경우 상표 밑의 잘 보이는 곳에 표기해야 한다. 용량이 500㎖를 초과하는 용기에 경고그림 없이 문구로만 표시할 경우 글자 크기를 10pt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예외 규정도 마련됐다.
이번 개정안은 세계무역기구 무역기술장벽 협정(WTO TBT)을 준수하기 위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된다. 적용 대상은 2026년 3월 19일 이후 반출되거나 수입신고를 한 모든 주류다. 다만 11월 9일 이전에 반출되거나 수입신고한 제품은 2027년 5월 8일까지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김한숙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제도 개선은 술이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개인의 건강과 사회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경고그림 도입으로 국민이 음주의 위해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앞으로도 음주로 인한 건강 피해와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김헌주 원장은 “주류 제조사 및 수입사가 개정된 표시 기준을 차질 없이 준수할 수 있도록 지침(가이드라인) 배포와 안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사회에 건강한 음주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홍보와 교육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개정된 법률 및 하위법령 전문, 주류 용기·주류 광고 과음 경고문구 및 경고그림 표기 지침은 보건복지부 누리집과 국가법령정보센터,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주류 용기마다 경고문구와 그림이 의무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음주 위험 인식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