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보험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분야를 중심으로 보험금 청구 건의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고, 의심 사례를 조기에 추출하는 AI 기반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보험사기 수법이 조직화되고 정교해지면서, 기존의 규칙 기반 탐지 방식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주요 손해보험사는 머신러닝과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결합한 맞춤형 탐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사회연결망분석(SNA)을 통해 사고 관련자 간의 관계망을 시각화하고, 공모 가능성을 자동 추출하는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DB손해보험은 가입자 간의 반복적 사고 연계성과 데이터 간 상관관계를 기반으로 조직적 사기 징후를 분석하는 ‘DB T-System’을 통해 공모 구조를 과학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청구 건에 대한 위험 스코어를 산출하고, 심사 난이도에 따라 자동 배당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AI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도입해 제출 서류의 정합성을 점검하고, 조작 가능성 있는 증빙 자료를 사전에 걸러내는 시스템 개발도 추진 중이다.
다만 AI 시스템의 학습 데이터가 특정 집단이나 의료기관에 편향될 경우, 정상적인 청구 건이 불필요하게 의심 대상이 되는 ‘오탐’ 문제가 제기된다. 보험연구원은 초개인화된 위험 평가가 일부 소비자의 보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결과의 설명 가능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금융분야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며 공정성과 책임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시스템이 리스크 관리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소비자 보호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감독 당국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편향성 검증, 이의 제기 절차 마련 등 신뢰성 확보 장치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