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주병기 위원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이 5월 6일부터 8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제25차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연차총회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ICN은 2001년 설립된 국제 협의체로, 현재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전 세계 148개 경쟁당국이 참여하고 있다. 공정위는 창립회원이자 운영이사회 회원으로서 ICN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이번 총회는 필리핀 경쟁위원회(PCC) 주최로 진행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경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주요 의제로는 경쟁당국의 전략적 기획과 우선순위 설정, 디지털 환경에서의 알고리즘 담합 대응, 변화하는 경제 여건에 맞는 기업결합 정책, 단독행위 집행에서의 실효성과 예측가능성 간 균형, 그리고 혁신적인 경쟁주창 방법 등이 포함된다. 전 세계 경쟁당국은 AI 기술 발전과 디지털 가속화, 복합적인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시장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주 위원장은 5월 6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기민하고 미래지향적인 경쟁당국 구축을 위한 전략적 기획과 우선순위 설정'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그리스, 헝가리, 영국, 케냐, 폴리네시아 등 각국 경쟁당국의 고위 인사들과 함께 각국이 직면한 문제와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주 위원장은 한국 경제가 당면한 주요 현안으로 경제력 집중 해소와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꼽으며, 이는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할 계획이다.
또한 대·중소기업 간 격차와 플랫폼 경제의 독점화로 인한 불공정행위도 주요 현안으로 지적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공정위는 과징금 제도 개편과 형벌 완화 등 제재 수단의 효과성을 높이고,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 소비자 집단 손해배상 청구 제도 도입, 소비자 단체소송 금지 청구범위 확장 등 사적 구제 수단을 확충할 방침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공정위는 플랫폼과 입점 소상공인 간 거래 안전성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플랫폼 거래공정화법의 국회 입법 논의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주 위원장은 이번 총회 기간 중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 이탈리아 경쟁시장보호청, 유럽경쟁총국 등 주요 경쟁당국 수장들과 고위급 양자 협의회를 개최한다. 아울러 필리핀 경쟁위원회와는 경쟁법 집행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AI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 발전의 가속화로 경쟁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전 세계 경쟁당국 수장들과 대응 방향을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차총회 참석을 통해 한국의 경쟁 정책 경험을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글로벌 규제 협력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