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사기를 평소보다 과도하게 구매한 의심 의료기관 24곳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번 점검은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의료제품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의료기관이 불안감에 주사기를 사재기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4일부터 7일까지 전국 보건소를 통해 A 성형외과, B 신경외과, C 요양병원 등 24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주사기 재고 현황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이들 기관은 정부의 '주사기 및 주사침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가 시행된 이후 유독 많은 양의 주사기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재정경제부는 지난 4월 14일 0시를 기해 주사기와 주사침에 대한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시행했다. 이 고시는 월별 판매량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월평균 판매량을 초과할 경우 매점매석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고시를 어기고 동일 구매처에 과다 공급한 판매업체 32곳을 적발했다. 적발된 업체 중 4곳은 과다 재고를 보유했고, 30곳은 특정 의료기관에 지나치게 많은 양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2곳은 두 유형에 모두 해당했다.
식약처의 적발 정보를 토대로 보건복지부가 분석한 결과, 일부 의료기관의 주사기 구매량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예를 들어 A 성형외과의원은 고시 시행 전 234개를 구매했지만 시행 후 1,800개로 약 7.7배 늘었다. B 신경외과의원은 667개에서 4,200개로 6.3배, C 요양병원은 6,175개에서 20,500개로 3.3배 증가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현장점검은 매점매석 금지 고시에 따라 판매업체가 신고한 정보를 기준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무하는 의사 수나 진료 형태에 따라 필요한 주사기 양이 다르기 때문에 과다 구매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이번 점검을 계기로 의료기관들이 불안감 때문에 불필요하게 주사기 등 의료제품을 과도하게 보유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제품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5월 중으로 제조업체에 평시 수준의 플라스틱 원료를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도 유통질서 안정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조치는 불필요한 사재기로 인한 의료제품 수급 불안을 해소하고,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