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 보험사들이 외형 성장에도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과 온라인 채널을 앞세워 가입자를 늘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하 카카오페이손보), 교보라이프플래닛(이하 교보라플) 등은 플랫폼과 온라인 채널을 앞세워 가입자를 늘렸지만 소액·단기보험 중심의 수익 구조,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 한계, 높은 초기 투자비가 맞물리며 지난해 합산 약 7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보는 524억원 순손실로 적자 폭이 확대됐고, 교보라플은 201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를 일부 줄이는 데 그쳤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실적 부진의 원인을 단순한 판매 부진이 아니라 ‘수익 구조의 문제’로 보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는 설계사 조직 없이 온라인으로 보험을 판매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지만, 실제 판매 상품은 여행자보험, 휴대폰보험, 미니 운전자보험 등 보험료가 낮고 계약 기간이 짧은 상품에 집중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니보험은 가입 절차가 간단하고 플랫폼 이용자를 보험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보험료 단가가 낮아 계약 건수가 늘어도 손익 개선으로 바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가 어렵다는 점도 주요 부담으로 꼽힌다.
보험사가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려면 암보험, 건강보험, 운전자보험, 종신·정기보험 등 장기계약을 높여야 하지만, 이들 상품은 보장 구조가 복잡하고 가입 전 상담 수요가 크다. 온라인 화면만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가입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플랫폼 기반 외형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로 꼽힌다. 해외여행보험을 중심으로 휴대폰보험, 운전자보험, 영유아보험, 건강보험 등 상품군을 넓히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순손실이 확대되면서 성장 속도에 비해 비용 부담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라플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와 인슈어테크 솔루션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디지털 보험 마케팅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기반 보장분석 상담 시스템 등을 통해 국내 보험 판매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적자 구조를 끊기 위해서는 플랫폼 회원 확대보다 장기계약 전환율과 보험계약 유지율, 솔루션 매출의 실제 수익 기여도를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투자비도 실적을 누르는 요인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플랫폼, 전산 시스템, 클라우드, AI, 보안, 마케팅 등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보험료 수입 규모가 아직 충분히 크지 않아 고정비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보험사와 비슷한 건전성 관리와 자본 규제 부담을 지는 점도 흑자 전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의 문제는 고객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수익으로 바꾸는 전환 구조가 애매하다는 점”이라며 “이제는 플랫폼 방문자 수나 가입 건수보다 장기보험 전환율, 손해율 관리, 사업비 통제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보험사의 성장 전략이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가입자를 모으는 단계에서는 플랫폼 경쟁력이 핵심이었지만, 흑자 전환 단계에서는 보험 본업의 수익성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