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실손보험 '엇박자 정산'… 소비자 불편 키운다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상한제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간 정산 구조의 시차로 인해 소비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영업 현장에서 제기됐다. 개인보험대리점경영자협의회(대경협)는 지난달 광화문 GA 인재개발센터에서 간부 회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를 열고, 제도 간 정산 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은창표 회장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불합리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며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상한제와 실손보험 간 정산 구조 개선을 위한 국민동의청원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대경협에 따르면 현행 구조에서는 소비자가 병원비를 먼저 부담한 뒤 건강보험 환급과 실손보험 청구를 각각 따로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환급 시점과 보험금 지급 시점이 엇갈리며, 자금이 이중으로 묶이거나 사후 정산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실손보험은 실제 발생한 의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보전하는 구조지만, 사후적으로 본인부담금 상한제 환급이 이뤄질 경우 이미 지급된 보험금과의 정산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환수 절차나 소비자의 추가 서류 제출 등 번거로운 과정이 뒤따른다. 대경협 관계자는 “정보 연계 부족으로 불필요한 행정 부담과 시간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간 데이터 연계를 통해 자동 정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업계 역시 구조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현재는 공보험과 민간보험이 사실상 분리 운영되고 있다”며 “청구 간소화와 자동 정산 체계가 구축되면 소비자 편익뿐 아니라 보험사의 행정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 공유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단순한 불편 해소를 넘어 공보험과 민간보험의 역할 재정립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고령화와 의료비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실손보험과의 효율적 연계는 필수 과제로 꼽힌다. 다만 도덕적 해이 문제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실손보험이 ‘무제한 보장’처럼 인식되면서 과잉진료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보장 범위와 자기부담 구조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과 건강보험 연계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이해관계자 간 이견으로 논의는 더딘 상황이다.

결국 핵심은 ‘누가, 얼마를, 언제 부담하느냐’의 문제다. 제도는 이미 마련돼 있지만 연결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개선을 위해서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처: 한국보험신문 ✓ 협약 승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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