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사회로의 전환 속에서 금융권이 시니어층의 삶 전반을 포괄하는 새로운 지원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금융상품 제공을 넘어 일자리 창출, 건강관리, 돌봄 지원까지 그 범위를 넓히며 사회적 책임을 실질화하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향재단은 지난달 15일 서울 강동구에 ‘할로마켓’ 2호점을 개소하며 세대 간 협업 모델을 구체화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20명이 바리스타와 제빵사로 직접 참여하고, 청년 점장과 대학생 서포터즈가 마케팅을 담당하는 구조로, 올해 하반기 제주 한림읍에도 3호점이 문을 열 전망이다.
재취업 지원도 전국 단위로 확장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 파워 온 세컨드 라이프’를 통해 40~60대를 대상으로 AI, 플랫폼, 소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연간 37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과정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 JOB 매칭 페스타’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6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개최하며 중장년 경력자에게 실질적인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는 고령층의 일상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서비스 장벽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만 65세 이상 고객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며 ARS 절차를 생략한 편의 설계를 도입했고, 5년 이상 경력의 우수 상담사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KB라이프생명은 ‘KB골든라이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노후자금 분석부터 건강관리, 치매·요양 대비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KB국민은행은 앱 내 ‘치매 간편 계산기’를 탑재해 의료비 예측과 상담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연결하고 있다.
특화 보험 상품 출시도 활발하다. KB라이프생명은 치매 진단과 장기요양 등급별 보장을 결합한 ‘KB 골든라이프 딱좋은 간병보험’을 선보였고, 신약 ‘레켐비’ 치료비 특약을 포함해 고액 의료비 부담 완화에 방점을 찍었다. 우정사업본부는 20세부터 80세까지 가입 가능한 ‘우체국암케어보험’을 통해 고령 유병자층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내맘대로 신탁’을 통해 치매 대비 자산 관리와 처분 계획을 법적 절차 없이 실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기관의 사회적 역할 재정립을 의미한다. 고령층 지원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보험·금융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들 서비스의 확장성과 접근성은 업계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부상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