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잦은 이상기후로 인해 노지(밭)에서 재배하는 콩이 가뭄이나 과도한 습기로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재배 환경에 따라 물 관리 방식을 달리하는 '노지 콩 맞춤형 정밀 물관리 전략'을 세우고 관련 기술을 현장에 적극 보급하고 있습니다.
노지 재배는 시설 재배와 달리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땅의 특성에 맞는 물 관리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 빠짐이 좋지 않은 논에서는 습해(과습 피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반대로 물이 잘 빠져 가뭄에 취약한 밭에서는 적기에 수분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논에서 콩을 재배할 때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토양 속 수분이 과도해져 뿌리 호흡이 나빠지고 결국 수확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두 가지 땅속배수 기술을 제안합니다. 하나는 '무굴착 땅속배수'로, 기존처럼 땅을 깊이 파지 않고 배수관을 묻는 방식입니다. 설치 비용이 굴착식보다 67% 적게 들어 경제적입니다. 다른 하나는 '왕겨충진 땅속배수'로, 왕겨(쌀겨)로 물길을 만들어 땅속 물을 빼내는 기술입니다.
밭의 경우 경사가 심하고 배수가 잘 되는 특성 때문에 가뭄 피해가 잦습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실시간 기상 데이터와 토양 감지기(센서)를 활용한 '자동 관개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이 기술은 작물에 필요한 만큼만 물을 자동으로 공급해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응합니다. 또한 물 주기와 물 빼기를 동시에 제어하는 '관·배수 통합 물관리'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논과 밭 모두에 적용 가능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기술을 적용한 결과, 토양 수분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콩 수확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논에서는 땅속배수 기술을 적용한 결과 10a(약 300평)당 수확량이 기존 285kg에서 340kg으로 약 19% 증가했습니다. 밭에서는 자동 관개 기술로 수확량이 245kg에서 338kg으로 약 38% 증가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2018년부터 이들 기술을 보급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103개소, 총 286헥타르(ha)에 적용했습니다. 2026년에는 전국 19개 지역에서 기후변화 대응 물관리 시범 사업을 새로 추진합니다. 이를 통해 토양 특성에 맞는 기술 표준을 정립하고, 농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도 함께 제공할 계획입니다.
농촌진흥청 스마트생산기술과 고지연 과장은 "노지 재배는 이제 필지별 특성에 맞는 물관리 기술을 선택해 대응하는 정밀 농업의 영역이 됐다"며 "기후 위기로부터 우리 농산물을 보호하고 국산 콩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지형별 맞춤형 기술 개발과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