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만에 제 이름을 되찾은 '노동절'이 공휴일로 지정된 첫날, 2026년 5월 1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뜻깊은 기념행사가 펼쳐졌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다시 노동절, 일하는 모든 사람이 빛나는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특정 주체만의 기념일이 아닌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축제로 기획됐다. 오전 9시 30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노동계 원로와 양대 노총 위원장, 시민사회·경영계 대표를 비롯해 청년·여성·중장년·장애인·이주배경 노동자, 특수고용·프리랜서 등 다양한 직군과 세대의 노동자 1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소년공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이 노사민정의 다양한 노동 주체들을 영빈관으로 초청해 노동의 가치를 기리고 수고를 격려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공휴일 지정으로 비로소 '쉼'을 누리게 된 공무원·교원(노동감독관, 소방관, 경찰관, 집배원, 교사 등)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정부는 노동자 권익 보호와 사회 공헌에 기여하거나 각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과 재도약을 이룬 노동자 등 각자의 자리에서 노동의 가치를 실천해 온 이들을 우선 초청했다.
기념식의 문을 연 오프닝 영상은 평범한 노동자의 하루를 통해 경비노동자, 환경미화원, 버스기사, 어린이집 선생님 등 다양한 노동의 모습을 담아냈다. 영상은 '우리의 일상이 수많은 노동의 수고로움으로 이어져 있으며, 서로의 노동이 연결돼 사회를 지탱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노동의 가치, 연대와 상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위원장,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축사를 통해 노동절의 의미와 노동의 가치·헌신에 대한 감사, 희망하는 미래 등을 전달했다.
기념식의 핵심 순서 중 하나인 '노동의 목소리' 낭독에서는 다양한 노동 주체들이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노동계 대표와 청년·여성·중장년·장애인·이주배경 노동자, 플랫폼·프리랜서 등 각자 입장에서 미래 노동 시장에 대한 희망과 다짐을 밝혔다. 이들은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대한민국, 우리가 함께 만들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함께 외치며 마무리했다. 이후 무대 LED 화면에는 각 주체별 키워드(노동계-안전·연대, 청년-공정, 여성-평등, 중장년-숙련, 프리랜서-혁신, 장애인-포용, 이주노동자-존중)가 나타나는 퍼포먼스가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함께 슬로건을 완성하며 노동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다양한 노동 목소리와 퍼포먼스 내용을 언급하며 노동의 가치에 공감하고 노동자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노동 존중과 상생·협력을 통해 '노동과 함께하는 진짜 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노동절 유공자에 대한 훈장 수여가 진행됐다. 이유범(금탑, 지승ENG 품질관리부장), 강석윤(은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염정열(철탑,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지부장) 3인이 대표로 훈장을 받았다. 이유범 부장은 47년 이상 산업현장을 지키며 품질 혁신에 헌신한 품질 장인으로, 강석윤 부위원장은 37년간 노동조합 리더로서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이끌어 왔으며, 염정열 지부장은 프리랜서 방송작가의 처우 개선과 단체교섭 제도화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이날 미처 시상하지 못한 유공자에 대해서는 5월 6일 별도 포상 전수식이 열릴 예정이다.
마지막 순서로 노동자 합창단(종합예술단 봄날)이 노동의 역사, 안전, 연대와 희망을 노래하는 메들리 축하공연을 선보였다. 합창단 공연 중 무대 뒤 화면에는 '나와 가족, 이웃, 동료의 노동을 응원하는 릴레이 이벤트'를 통해 사전 수집된 응원의 글들이 송출되며, 국민의 응원 속에 기념식이 마무리됐다.
한편 오전 11시 30분부터는 청계광장 일대에서 '모두의 노동절 거리축제'가 열렸다.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축제로 노동절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월 1일을 상징하는 5.1km 걷기 코스는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전태일기념관과 평화시장을 거쳐 다시 전태일기념관으로 돌아오도록 구성됐다. 개회식 이후 노사정 및 국회 주요 인사가 스타트그룹으로 출발했으며, 행사는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청계광장을 비롯한 걷기 코스 곳곳에는 시민들이 노동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스와 전시가 마련됐다. 스탬프투어 형식으로 운영돼 거점별 스탬프를 모아 코스를 완주한 참여자에게는 경품이 제공됐다. 현장에서는 산업안전 VR 체험(산업안전공단), 직업체험 및 진로 관련 게임(잡월드), 전태일 평전 필사(전태일재단) 등 체험형 프로그램과 고용·노동 정책 상담 부스가 운영됐다. 또한 전태일기념관에서는 고용노동부가 4월에 진행한 '노동의 순간 사진 및 51초 영상 공모전' 우수작이 전시됐다. 청계광장에는 가족·친구·동료와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됐고, 축하공연과 골든벨 퀴즈 대회(오후 4시)도 열려 어린이와 청년 등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63년 만에 제 이름을 찾은 노동절을 맞아 서울의 심장부 청계광장에 모였다. 이제 다시 불러보는 '노동절'이 일하는 사람 모두가 온전히 '쉼'을 누리며 노동의 가치를 기리는 날이 되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우리가 걷게 될 5.1km는 56년 전 스물두 살의 청년 전태일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요구했던 현장'이라며 '그 길 위에 새겨진 노동의 가치와 존엄에 대한 외침은 여전히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의 목표는 헌법 제32조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는 한 문장을 일터에서 실현하는 것'이라며 '일하러 나가서 다치지 않고 돌아오고,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으며, 어떤 형태로 일하든 보호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노동절이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날로, 서로의 노동을 응원하는 열린 축제의 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노동의 가치가 일상 속에서 존중받고 모든 일하는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빛날 수 있도록 노동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데 힘쓸 것이다. 김 장관은 '땅의 가치보다 땀의 가치가 더 인정받고, 일하는 모습은 달라도 모두의 노동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나라를 꿈꾸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며 '나라가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친구이자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노사와 함께 대화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포상 수상자 명단(3인)과 2026년 노동절 유공자(훈·포장) 명단(34명)이 함께 공개됐다. 훈장은 금탑·은탑·철탑·동탑·석탑·옥조 등 다양한 등급으로 산업현장 품질 혁신, 노사 상생, 방송작가 처우 개선, 지역 노동조합 활동 등 각 분야에서 헌신한 노동자와 노조 관계자에게 수여됐다. 정부는 이들의 노고를 기리며 앞으로도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노동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