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ㄱ씨는 2024년 5월 수술을 받은 뒤 2025년 4월 최종 진료를 마쳤고, 같은 해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 재난적의료비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공단은 “최종 진료일로부터 6개월이 지났다”며 접수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ㄱ씨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은 소득수준에 비해 과도한 의료비가 발생한 가구에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재난적의료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되며, 동법 시행규칙 제2조제1항은 신청 기간을 “최종 진료일(입원진료의 경우 퇴원일)의 다음 날부터 180일 이내”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권익위 조사 결과, 공단은 내부 지침인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안내’에서 최종 진료일의 의미를 ‘진료비가 1만 원 이상 발생한 최종 진료일’로 축소 해석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공단은 ㄱ씨가 2025년 4월에 실제 진료를 받았지만 당시 발생한 진료비가 1만 원 미만이었다는 이유로, 2024년 7월을 최종 진료일로 간주해 신청 기한이 지났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세 가지 근거를 들어 공단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행정편의를 이유로 법령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신청인의 재난적의료비 지급 신청권을 박탈한 점. 둘째, 법 시행규칙이 신청 기간에 대해 별도 위임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지침이 최종 진료일의 의미를 축소 해석한 것은 ‘법률우위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 셋째, 시행규칙이 정한 신청 기간을 믿고 신청한 민원인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권익위는 공단에 ㄱ씨의 재난적의료비 지급신청을 접수해 처리할 것을 시정권고했습니다. 또한 공단이 운영 중인 내부 지침을 법령에 맞게 정비하도록 제도개선 의견도 함께 표명했습니다.
권익위 허재우 고충처리국장은 “법령에서 정한 재난적의료비 지급 신청 기간을 내부 지침을 통해 임의로 축소해 신청권을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행정 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례는 행정기관이 법령의 테두리를 벗어나 자체 지침으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권익위는 재난적의료비 제도가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