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사 결과, 국내 한약 처방의 가장 큰 목적은 허리 통증이나 목 통증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9월부터 12월까지 전국 한방병원, 한의원, 요양병원, 약국, 한약방 등 총 3,122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8차 한약소비실태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2024년 1년 동안의 한약 처방 현황과 한방의료기관의 관련 제도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조사 결과, 한방병원에서 처방한 첩약의 84.7%는 질환 치료 목적이었고, 건강증진이나 미용 목적은 13.9%에 그쳤습니다. 한의원의 경우 첩약 처방 중 질환 치료가 77.3%, 건강증진·미용이 21.1%로 나타났습니다. 비보험 한약제제 처방에서도 한방병원은 86.7%, 한의원은 71.9%가 질환 치료 목적이었습니다.
특히 첩약 처방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질환은 근골격계통이었습니다. 한방병원의 경우 첩약 처방 중 근골격계통 질환이 75.5%를 차지했고, 한의원도 61.1%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습니다. 근골격계통 질환에 가장 많이 처방된 한약은 '오적산'으로, 한방병원(50.1%)과 한의원 모두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한약의 형태로는 모든 기관 유형에서 '탕제'(한약재를 물에 끓여 만든 액체 형태)가 가장 선호됐습니다. 한방병원(93.4%), 한의원(93.3%), 한약방(96.1%) 등 대부분의 기관에서 탕제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빠른 효과'를 꼽았습니다.
한의원에서 한약을 달이는 시설인 탕전실 이용과 관련해서는 공동이용탕전실을 활용하는 비중이 43.7%로 가장 높았고, 자체탕전실만 이용하는 경우는 42.7%, 둘 다 이용하는 경우는 13.5%로 나타났습니다. 한방병원은 자체탕전만 이용(34.8%)과 공동이용탕전만 이용(33.4%)이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한방 의료 분야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모든 기관 유형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가 1순위로 꼽혔습니다. 이어 한방병원과 요양병원·종합병원은 '한의과와 의과의 원활한 협진', 한의원은 '한방 의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약국과 한약방은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될 경우 우선 적용이 필요한 치료법으로 한방병원과 한의원은 첩약, 한약제제, 약침 순으로 꼽았고, 요양병원·종합병원은 한약제제, 첩약, 한방 물리요법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왕형진 한의약정책과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건강보험 확대 요구와 한약 소비 실태를 정책에 반영해 한의약 서비스의 접근성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한의약진흥원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수행했으며, 방문 면접과 유치조사(설문지 전달 후 회수), 비대면 조사(웹·이메일·팩스)를 병행해 진행됐습니다. 조사 대상은 한방의료서비스 부문 2,235개소(한방병원 326, 한의원 1,509, 요양병원·종합병원 400)와 조제·판매 부문 887개소(약국 571, 한약방 316)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2009년 제1차 조사 이후 2025년까지 총 8차례 실시됐으며, 2021년부터는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와 분리해 2년 주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