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4월 30일부터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시행한다. 이번 개정은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 법 위반을 단순한 사업 비용으로 여기는 관행을 타파하고, 시장에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개정의 첫 번째 핵심은 모든 위반유형에 적용되는 부과기준율의 하한을 대폭 상향한 점이다. 대표적으로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의 경우 효율성 증대 효과 없이 시장의 경쟁질서를 왜곡하고 막대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므로, 적발되면 최소 1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한다. 현행 0.5%에서 대폭 오른 수치다. 중대한 담합에 대해서는 최소 15%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하며, 현행 3.0%에서 크게 상향됐다.
구체적으로 담합의 부과기준율 상향 내용을 살펴보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는 현행 10.5%에서 20.0% 사이에서 18.0%에서 20.0% 사이로, 중대한 위반행위는 3.0%에서 10.5% 사이에서 15.0%에서 18.0% 사이로,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는 0.5%에서 3.0% 사이에서 10.0%에서 15.0% 사이로 각각 조정됐다. 이는 모든 수준에서 과징금 부과의 최소 기준을 크게 높인 것이다.
부당지원행위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사익편취)에 대한 부과기준율도 대폭 상향됐다. 이들 위반행위는 다른 유형과 달리 지원금액 또는 제공금액에 부과기준율을 곱해 과징금을 산정하는데, 부과기준율 하한을 현행 20%에서 100%로 올려 중대성 정도를 불문하고 지원금액 또는 제공금액 전부가 과징금으로 환수될 수 있도록 했다. 상한도 현행 160%에서 300%로 대폭 상향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악질적인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징벌적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게 됐다.
부당지원행위의 경우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는 현행 120%에서 160% 사이에서 250%에서 300% 사이로, 중대한 위반행위는 50%에서 75% 사이에서 200%에서 250% 사이로,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는 현행 20% 단일 비율에서 100%에서 200% 사이로 각각 상향됐다. 사익편취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된다.
두 번째 핵심은 반복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을 크게 강화한 점이다. 현행 제도는 과거 5년간 1회 위반 전력이 있으면 10%, 위반횟수에 따라 최대 80%까지 가중하고 있다. 이번 개정으로 1회 위반 전력만으로도 최대 50%, 위반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되도록 가중비율을 대폭 높였다. 특히 담합의 경우, 과거 10년간 1회라도 담합으로 과징금 납부명령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으면 무조건 100%까지 가중된다.
세 번째 핵심은 임의적 과징금 감경 요소를 대폭 축소한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정위 조사 단계와 심의 단계에서 각각 협조한 사업자에 대해 10%씩 총 20%까지 감경받을 수 있었다. 이제는 조사부터 심의 종결시까지 일관되게 협조한 경우에만 총 10%까지만 감경받을 수 있도록 감경 폭을 줄이고 요건도 강화했다.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률도 최대 30%에서 10%로 축소됐고, 가벼운 과실에 의한 감경 규정 10%는 아예 삭제됐다.
이 외에도 위반행위의 중대성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세부평가 기준표를 합리적으로 개편했다. 예를 들어 입찰담합에서 발주자가 지방교육청이나 각급 학교인 경우에 대한 별도 평가 기준이 없어 지방자치단체에 준하게 평가하도록 규정을 마련하는 등 그간 운영상의 미비점을 함께 개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과징금고시 개정·시행을 통해 과징금을 단순한 사업비용의 일환으로 여기거나 법 위반을 하나의 기업 전략으로 인식하던 관행이 사라지고, 시장에 공정한 경쟁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민생침해 담합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불문하고 강력히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그간 시장과 민생경제에 큰 폐해를 끼쳤던 담합이 획기적으로 근절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정안은 2026년 4월 30일부터 시행되지만, 시행일 전에 종료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종전의 과징금고시를 적용한다. 개정된 과징금고시의 주요 내용은 공정거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