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반드시 사야 하는 물품을 정해 강제로 구매하게 하는 관행이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 '샐러디'의 가맹본부인 ㈜샐러디가 가맹점에 친환경 숟가락과 포크를 자신이 지정한 업체에서만 구입하도록 강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통지명령을 부과했다고 27일 밝혔다.
㈜샐러디는 영업표지 '샐러디'를 사용해 전국에 333개(2024년 말 기준)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주 메뉴로 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에 친환경 숟가락과 포크를 가맹본부나 본부가 지정한 사업자로부터 구입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이를 어길 경우 원부재료 등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조항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
문제가 된 품목은 옥수수 등을 재료로 한 생분해성 친환경 숟가락과 포크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 제품들은 가맹사업의 통일된 이미지를 유지하거나 샐러드, 샌드위치 같은 주력 제품의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해당 품목에 특별한 기능이나 성질이 있지도 않으며, 시중에는 비슷한 품질의 대체 가능한 다양한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었다.
이런 강제 구매 행위로 인해 가맹점주들은 어쩔 수 없이 가맹본부가 정한 특정 거래처와만 거래해야 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가격과 품질을 제공하는 사업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기회를 빼앗긴 셈이다. 이에 공정위는 ㈜샐러디의 행위를 가맹사업법상 불공정거래행위 중 '거래상대방 구속'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정위는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그 이유로는 가맹점주들이 굳이 친환경 제품 대신 일반 제품을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실제로 친환경 제품을 선택한 비율이 5% 미만이었고, 이 제품과 관련된 차액가맹금이 700만 원 미만으로 적었으며, 가맹본부의 공급 가격과 인터넷 최저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점 등이 고려됐다.
이번 조치는 가맹본부가 상표권 보호나 가맹사업의 동일성 유지와는 관계없는 일반 공산품을 자신이 정한 사업자로부터만 사도록 한 행위의 부당함을 인정하고 처음으로 '거래상대방 구속행위'로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물품의 거래처를 부당하게 제한해 가맹점주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고 자율적 선택을 막는 행위를 계속 감시하고 적극적으로 시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샐러디는 2015년 2월 설립돼 같은 해 4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으며, 2024년 말 기준 자산총계 263억 원, 매출액 371억 원, 직영점 8개와 가맹점 333개를 운영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법령 조항과 계약서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가맹사업법 시행령 별표2는 거래상대방 구속 행위를 금지하면서도, 물품이 가맹사업 경영에 필수적이고 특정 거래처를 쓰지 않으면 상표 보호와 제품 동일성 유지가 어렵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등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