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가 지난 4월 22일 제1회 특별성과 포상금 수여식을 열고, 탁월한 성과를 낸 직원 14명에게 총 3,2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습니다. 이번에 처음 시행된 특별성과 포상금 제도는 '탁월한 성과를 낸 공무원에게 파격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도입되었으며, 앞으로 국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 추진이나 중대한 불공정 행위 적발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 직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공정위는 포상자 선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5~9급 저연차 직원으로 구성된 '주니어보드'와 국장급 이상 간부로 구성된 '특별성과 포상금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4개 과제를 선정했습니다. 가장 큰 포상금을 받은 과제는 세 개 설탕 제조·판매사업자의 부당 공동행위(담합)를 적발한 사건으로, 정문홍 사무관(1,000만 원)과 우병훈 서기관(500만 원)이 총 1,500만 원을 수여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2024년 봄, 국민들이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시작됐습니다. 전국에 유통되는 설탕 가격이 같은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는 특이점을 발견한 공정위 조사관들이 수년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담합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2007년에도 같은 제당사들이 담합 혐의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어, 이번 조사 과정에서 A업체의 사업보고서에 과거 담합 시절 합의했던 시장 점유율이 마치 현재 점유율인 양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조사는 쉽지 않았습니다. 제당사들은 과거 적발 경험으로 인해 회의록이나 메신저·이메일 등의 증거를 남기지 않았고, 모든 일이 은밀한 오프라인 만남과 전화 통화로만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현장 조사에서 '그냥 가격 얘기 좀 한 거예요'라는 모호한 정황 증거만 나올 뿐 결정적인 합의서는 없었습니다. 이때 2007년 설탕 담합을 직접 적발했던 당시 실무자인 오행록 당시 제조카르텔조사과장(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해 조사 전략을 전면 재설계했습니다.
거의 1년간의 끝이 보이지 않던 조사 끝에, 담합의 약한 고리에 있는 제당사 직원을 특정해 집중 추궁한 끝에 2025년 3월 결정적인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이에 제당사들은 자진신고에 나섰고, 공정위는 올해 3월 씨제이제일제당, 대한제당, 삼양사 등 3개 사에 총 3,96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전분당과 밀가루 등 주요 식품 원자재 분야의 담합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공정위의 끈질긴 조사로 이끌어진 자진신고를 통해 설탕 담합 사건을 인지하고 2025년 9월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공정위가 확보한 방대한 조사 자료를 활용해 같은 해 11월 기소까지 이어졌으며, 이는 담합 사건에서 공정위의 선제적 조사와 자백 확보가 형사 제재로 연결되는 모범 사례로 평가됩니다.
정문홍 사무관은 정년퇴직을 2년여 앞둔 베테랑 조사관으로, 사건 초기부터 총괄하며 자료 검토와 진술 조사, 심사보고서 작성, 전원회의 심의 대응까지 도맡았습니다. 퇴직을 앞두고도 고질적이고 반복되는 식품 분야 담합을 근절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후배 직원들에게 귀감이 됐습니다. 우병훈 서기관은 진술 조사와 심사보고서 작성, 심의 과정에서 피심인들의 주장 쟁점을 철저히 검토해 심사관의 조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기여했습니다.
이번 포상금 수여식에서는 설탕 담합 적발 외에도 세 가지 우수 과제가 선정됐습니다. 먼저 불공정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화 과제는 민지현 사무관 등 4명에게 65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이들은 기업의 부당이득을 넘어서는 과징금 부과를 위한 제도 개선 TF를 운영하고, 해외 법제 수준으로 과징금 상한을 높이는 법률 개정과 과징금 고시 개정을 동시에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걸려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두 번째는 대기업집단 총수의 계열사 누락 행위를 적발한 사건으로, 음잔디 과장 등 5명이 600만 원을 받았습니다. DB, 영원, 에이치디씨 세 기업집단이 약 20년간 계열사를 누락한 사실을 철저히 조사해 검찰 고발과 기소를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총수 고발 건수가 지난 정부 1건에서 현 정부 출범 후 4건(2025년 1건, 2026년 1분기 3건)으로 늘어나면서 '공정위가 달라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는 국민생활 밀접품목 불공정거래 점검팀 운영 과제로, 장주연 과장 등 3명에게 45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이들은 지난 2월 발족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산하 점검팀을 통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민생물가 품목을 선정하고 가격 동향을 점검했습니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에는 석유류와 공산품·가공식품으로 점검 대상을 확대하고, 설탕·밀가루·전분당 업체의 공급가격 인하 효과가 빵·라면·제과·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했습니다.
공정위 주병기 위원장은 “경쟁질서를 읽는 공정위 조사관의 역량과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집념이 결합된 성과”라며 “행정조사권만으로 시작된 사건이 12개월 동안의 끈질긴 노력 끝에 거대 카르텔 가담자의 자진신고를 이끌어낸 것이 결정적 열쇠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특별성과 포상금 제도는 앞으로도 탁월한 성과를 낸 공무원에 대한 파격적 보상을 통해 조직 내 성과 중심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