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배추의 주산지인 고랭지에서 배추의 생육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씨스트선충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나섰다. 농촌진흥청은 고랭지배추를 본격적으로 심는 ‘아주심기(정식)’ 시즌을 앞두고, 씨스트선충 방제를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씨스트선충은 국가가 관리하는 검역 병해충으로, 2011년 강원도 태백에서 처음 발견된 ‘사탕무씨스트선충’과 2017년 정선에서 추가로 확인된 ‘클로버씨스트선충’ 두 종류가 국내에서 확인됐다. 이 해충은 배추의 뿌리에 기생해 양분 흡수를 막고, 생육을 떨어뜨리며 배추가 제대로 결구(속이 차는 것)되지 않게 해 수량과 상품성을 크게 낮춘다. 최근에는 발생 면적이 점점 늘어나 배추 재배를 포기하거나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도 늘고 있어 여름 배추의 안정적인 생산이 위협받고 있다.
씨스트선충은 발생 초기에는 눈으로 발견하기 어렵고, 피해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방제가 매우 까다롭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은 배추를 밭에 아주심기 전에 방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발생 지역을 대상으로 약제와 비닐 등을 지원하는 공적 방제를 꾸준히 확대해 왔으며, 2011년 11.6헥타르에 불과하던 공적 방제 면적은 2026년 531.9헥타르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은 재배지 환경에 맞는 세 가지 약제 처리 방법을 현장에서 직접 시험했다. 그 결과, 씨스트선충 밀도가 높은 재배지에서는 훈증제를 처리한 후 비닐을 씌우는 방법이 99% 이상의 방제 효과를 보여 가장 효과적이었다. 비닐을 씌우기 어려운 경사지나 돌이 많은 재배지에는 훈증제 처리 후 토양을 눌러주는 ‘답압’과 비훈증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94.1%의 방제 효과를 나타냈다. 훈증제 사용이 어려운 급경사지에서는 비훈증제만 처리해도 82% 이상의 효과를 보여, 재배지 조건에 따라 방법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씨스트선충 방제에 사용되는 주요 약제로는 다조멧 입제, 메탐소듐 액제, 디메틸디설파이드 액제 등의 훈증제와 플루오피람 입제, 아바멕틴 입제, 사이클로뷰트리플루람 입제 등의 비훈증제가 있다. 훈증제는 정식(아주심기) 4주 전에 토양에 처리하고 비닐로 덮거나 흙을 눌러 가스가 새지 않도록 해야 효과가 높다. 비훈증제는 정식 전이나 정식기에 토양에 섞어 처리한다.
농촌진흥청 해충잡초방제과 박희수 과장은 “씨스트선충 피해를 예방하려면 배추 아주심기 전 제때 방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재배지 여건에 맞는 맞춤형 방제 기술을 지원해 고랭지배추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씨스트선충은 사탕무씨스트선충의 경우 배추과, 비름과 등 200여 종의 식물을 기주로 하며, 암컷이 레몬 모양의 씨스트(알주머니)를 형성해 토양에서 수년간 생존할 수 있다. 클로버씨스트선충은 클로버, 콩과, 박과, 배추과 등 110개 작물에 피해를 주며, 수컷 없이도 번식이 가능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2026년 공적 방제 대상 지역은 강릉, 태백, 삼척, 영월, 정선, 평창, 아산 등 총 531.9헥타르로, 288농가가 지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