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분야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직접 나서 인재를 양성하는 특별법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4월 23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시작해 22대 국회까지 수년간 논의된 핵심 입법과제의 결과물로,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제도와의 가장 큰 차이는 국가가 학생 선발부터 교육, 배치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는 점이다. 이 법에 따라 설립되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교육법에 따른 4년제 대학원대학 형태로, 특수법인(한국과학기술원이나 한국에너지공대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원은 약 100여 명으로, 학생들의 학비를 국가가 지원하고 졸업생은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15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교육 과정은 일반 의학전문대학원과 차별화된다. 공공의료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감염·정신·중독·법의학 등 공공의료 분야에서 특히 부족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보건복지부는 의학교육평가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과정과 교원을 확보하고, 국립대병원·국립암센터·지방의료원 등과 연계한 실습 과정을 운영해 국내 최고 수준의 의학교육기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학생 선발 체계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마련된다. 기존 의학교육기관의 선발 체계를 최대한 준용하고, 법률에 따라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춘 위원으로 구성된 학사위원회가 구체적인 선발기준을 논의하며 그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지역 할당 없이 전국 단위로 선발하며, 학사위원회가 입학·졸업·교육과정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한다.
법률의 주요 내용을 보면, 임원은 총장과 이사장, 이사(10명~15명), 감사로 구성된다. 조직 내 의사결정체계로 이사회, 평의원회, 교원인사위원회, 학사위원회 등을 둔다. 교육실습은 국립중앙의료원·지방의료원·국립대병원·국립암센터 등과 협력해 진행하며, 전공의 수련 과목은 국가 보건의료 수요를 고려해 전문과목을 제한할 수 있다.
의무복무는 15년이며, 군 복무 기간은 산입되지 않지만 전공의 수련 기간은 공공의료기관에서 수련할 경우 전부 산입된다. 복무 기관은 공공의료기관, 중앙행정기관, 시도, 기타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 기관이다. 배치는 복지부장관이 사전협의를 거쳐 의무복무의사 명단과 배치 기준을 결정하고, 관련 업무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위탁한다.
의무복무 중인 의사에게는 복무 기관이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복지부장관이 특별수당·교육·연구·해외연수 등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 의무복무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조건부 면허(15년), 겸직 금지, 시정명령, 면허정지 및 취소 등의 장치도 마련했다. 복무 중에는 직무교육, 경력개발, 해외연수 지원 등이 제공되며, 복무 완료 후에도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이어진다.
보건복지부는 신속한 추진을 위해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하위법령을 마련하는 등 법 시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빠르게 돌입할 예정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의학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여 졸업생이 자부심을 갖고 공공의료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와 아낌없는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