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 수혜자에서 권리 주체로

장애인 정책의 근간을 바꿀 새로운 법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4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 법은 장애인을 단순한 복지 수혜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강화하고 장애인의 다양한 권리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은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에서 출발했다. 이후 1989년 '장애인복지법'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장애 등급제와 저소득 장애인 지원 등이 도입됐다. 그러나 37년간 67차례 개정되면서 권리 규정과 서비스 규정이 혼재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여기에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법', '장애인 건강권 보장법' 등 개별 법률이 늘어나면서 체계적인 정비 필요성이 커졌다.

새로운 법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 국제적 흐름에 맞춰 장애 인권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장애 정의를 확대해 개인의 신체·정신적 특성뿐 아니라 사회의 물리적·제도적 장벽과의 상호작용으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기는 상태로 규정했다. 이는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환경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법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법은 장애인이 가진 기본 권리를 상세히 열거했다. 존엄권, 평등권, 자기결정권, 참정권을 비롯해 생활안정 지원, 직업 선택, 안전, 건강, 재활, 자립생활, 교육, 이동 및 접근, 정보 접근, 문화·예술, 체육, 관광·여가, 사법 접근 등 14개 분야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했다. 특히 자립생활 권리와 관련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고자 하는 장애인을 적극 지원하고, 시설 거주를 원하는 경우 소규모·전문화된 공간을 제공하도록 했다.

정책 추진 체계도 정비된다. 5년 단위의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기존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는 '장애인정책위원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은 '한국장애인권리보장원'으로 각각 변경·개편한다. 이는 장애인 권리 보장 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달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생애주기의 리스크"라며 "이번 법 제정은 장애인 정책이 시혜가 아니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임을 법제화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후속 조치로 장애인복지법 전부 개정도 준비해 장애인의 실질적 권리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통과된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약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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