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와 장애아동을 학대 위험에서 더 빨리 발견하고 보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22일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성평등가족부, 경찰청과 함께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최근 발생한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과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 현장 공무원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학대 징후를 발견하기 힘든 영유아의 조기 발견 체계를 구축하고, 보호자의 올바른 인식을 높이며, 영유아 학대에 대한 처벌 수준을 강화하고 피해 아동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대책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먼저 '위기아동 조기 발견'을 위해 오는 5월부터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통해 발굴된 의료 미이용 6세 이하 아동 약 5만 8000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의료기관 이용이 잦은 영유아의 특성을 고려해 영유아건강검진 미수검, 의료기관 미진료, 예방접종 미접종 등 의료정보를 절대 지표로 활용해 위기 아동 발굴 모형을 개선한다.
특히 2세 이하 아동 등에 대한 가정방문 조사 시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가 동행하고 증빙 자료 첨부를 의무화해 대면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하기로 했다. 또 영유아건강검진 때 의료진이 아동 신체의 외상 등 이상 여부를 세세히 관찰하도록 명문화하고, 2세 미만 영아 양육 가정에 전문인력이 방문해 건강관리와 상담을 제공하는 생애 초기 건강관리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무단결석 관리도 강화해 위기 징후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취학 대상 아동의 입학 연기 신청 시에는 아동을 반드시 동반하도록 해 아동 안전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취학 아동 정보 연계를 전산화할 계획이다.
둘째, '피해아동 보호·지원'을 위해 학대피해아동쉼터를 공급 부족 지역과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확충한다. 특히 영유아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특화 쉼터를 시·도별 1~2개소씩 시범 운영한다. 아동학대 조사와 판단을 전담하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인력을 보강하고 근무 지원을 강화해 현장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전문성을 높인다.
아동학대살해·치사 등 아동학대범죄의 법정형을 강화하고, 자녀 살해가 치명적 아동학대임을 명확히 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통해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환류 체계를 구축한다. 이는 지난 2월 개정돼 오는 8월 시행되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추진된다.
셋째, '학대 예방 및 가정회복 지원'을 위해 보호자 교육을 강화한다. 아동수당 등 양육지원급여 신청 시 부모교육 링크와 QR코드 등을 안내하고, 분산된 교육 콘텐츠를 '정부24+'에서 종합 안내한다. 아동학대로 신고됐으나 학대로 판단되지 않은 가정에는 양육코칭, 가족 기능강화 프로그램 등 예방적 지원을 제공하는 '아동학대예방·조기지원 시범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의 연계를 강화한다.
재학대 예방에서 큰 효과를 본 '방문 똑똑! 마음 톡톡!' 사업을 확대하고, 가족 관계 개선을 위한 휴식 프로그램 제공도 강화한다. 아동학대 사례관리를 전담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도 확대하고 종사자 처우를 개선해 피해아동과 가족에 대한 사례관리의 질을 높인다. 이 사업에 참여한 가족의 1년 이내 재학대 발생 비율은 3.1%로 전체 평균 8.7%의 3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넷째, '장애아동 학대 대응'을 강화한다. 장애아동 학대 사건 중 발달장애아동 학대 사례가 86.9%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특성에 맞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장애아동의 보호·치료·양육에 적합한 시설을 갖춘 특화 학대피해아동쉼터를 확대하고, 아동학대 대응 종사자에게 장애 이해와 발달장애인 대상 서비스 교육을 실시한다. 장애인복지시설 종사자에게는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통해 각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아동학대-장애인학대 대응체계 간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 이스란 제1차관은 "이번 대책은 스스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와 장애아동이 학대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라며 "관계부처와 함께 개선 방안을 적극적이고 신속히 이행해 아동이 학대로 사망하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연간 피해아동 수를 2020∼2024년 평균 약 41명에서 2029년 30명으로 27.5%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우선 과제로는 위기 영유아 발굴체계 고도화, 학대피해아동쉼터와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등 인프라 강화, 아동학대 관련 법령 개정, 사망사건 분석체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관계부처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대책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보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